건축사 시험 준비는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마음이 흔들렸던 시간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버거웠습니다.

업무량에 지쳐 퇴근하면 몸은 이미 무겁고, 책을 펼쳐 도면 앞에 앉아 있어도 집중이 흐려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오늘은 한 장만이라도 그리자”는 마음으로 다시 손을 움직였습니다. 아주 작은 진전이지만, 그 꾸준함이 결국 저를 합격으로 이끈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총 다섯 번의 시험을 치르면서 네 번을 3교시에서 넘지 못했습니다.

단면에서 나오는 사소한 실수, 구조 이론의 빈틈 때문에 0.5점, 1점 차이로 떨어질 때는 정말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노력했던 시간들이 하루 아침에 부정당하는 것 같아 한동안은 책을 다시 펼치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조금만 다르게, 조금만 더 정교하게”라는 마음으로 다시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구조 부분은 인터넷 강의와 개념 정리를 반복하며 하나씩 채워갔고,

실수했던 단면들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수십 번씩 다시 그려봤습니다.

보이진 않지만,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변화들이 어느 순간부터 제 도면을 안정시키고 자신감을 만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합격은 어느 한 번의 ‘잘 그린 도면’이 아니라, 매일 쌓아올린 ‘꾸준함의 총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날이 오히려 더 많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펜을 잡았던 날들이 결국은 길을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바쁜 업무 속에서도 제 공부를 이해하고 배려해주신 회사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치지 말라고 응원해준 가족과 주변 사람들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수험생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하나입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멈지만 않으면, 반드시 도착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실패가 반복되더라도 절대 자신을 의심하지 마시고, 하루하루 꾸준히 나아가신다면 분명 합격의 순간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의 작은 경험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