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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합격수기를 쓰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부끄럽지만 힘들게 공부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겨봅니다.
<시험결과>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공공기관에서 건축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훈이라고 합니다. 건축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설계는 대학 4년 동안 1년밖에 공부하지 않았고 현재 하는 일 또한 설계와는 관련이 크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건축사자격시험이 2027년부터 달라진 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건축사예비시험을 치러 운이 좋게 한 번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2020년 어느 겨울, 당시 저희 부서 부장님께서 건축사를 공부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제가 예비시험을 합격했다고 하니 함께 건축사자격시험을 공부해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처음에는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해보았습니다. 부장님께서는 한솔아카데미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21년도 온라인 강좌를 수강을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1교시 분석만 듣다가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1교시는 중단하고 도중에 2교시 평면으로 강의를 바꿔 들었습니다.
당시 제 생각에는 2교시가 제일 만만해 보였습니다. 평면은 제가 하는 업무와 그나마 밀접했기에 금방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각 실을 연계하고 배치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뭔가 퍼즐 맞추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작도보다는 계획이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교시의 수업은 거의 하나도 듣지 않았고 2교시만 온라인 강의를 다 들었으며 배송되어온 문제는 답지를 보고 따라 해보고 21년도 1차 시험을 치렀습니다. 때문에 기출은 한 번도 못 푼 채로 시험을 치렀고 당연히 낮은 점수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시험부터는 2교시 강의와 평면 기출만 풀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3과목 다 한 번에 공부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이번에도 시험은 모든 과목을 접수하긴 했지만 2교시에 집중하여 도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기출을 a4 용지에 문제집과 답안용지를 뽑아 들고 다니면서 짬짬이 풀고 답을 맞춰보았습니다. 실제 기출의 지문을 외우듯이 여러 번 읽을 수 있었고 계획이 조금씩 맞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출을 3번쯤 돌리니 문제 유형이 보이더군요. 유형별로 제 나름대로의 풀이법도 정리해서 자주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래 기출을 풀다보니 출제자의 의도가 지문에 보였습니다. 기출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문제를 풀어볼까 하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기출을 두 번 더 돌리기로 하고 2번째 시험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60 후반의 점수로 2교시를 합격했습니다.
2교시를 붙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시험을 준비할 때는 온라인 강좌 등록이나 학원등록을 하지 않았고 혼자서도 해볼만 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패착이었던거죠. 공부를 한다고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그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 공부를 하다 보니 계획 없이 핑계되며 자꾸 그리기를 미루게 되었고 제가 그린 답안만 있다 보니 뭐가 잘됐고 뭐가 잘못된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을 파악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발전이 없었죠.
결국 그렇게 2022년 1년을 소득 없이 소모하게 되었습니다.
4번째 시험 발표일이었던 2022년 11월에 불합격 통보를 받고 슬퍼하던 와중에 운이 좋게 서울에서 진행하는 건축사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방에 살았지만 각성을 하고 서울 스터디 모임에 참석하여 매주 일요일을 모의고사 치르듯 2세트 씩 문제를 풀었고 평일에도 퇴근 후에 3시간씩 1교시 문제를 풀었습니다. 스터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2교시 부활이 코앞에 왔었기에 다시 한솔아카데미 온라인 강좌를 1년 치 수강하기로 했습니다. 합격한 2교시를 제외하고 1교시와 3교시를 집중적으로 수강하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더니 5번째 시험인 2023년 1회에서 1교시를 합격하게 되었고 2023년 2회, 이번 시험에서 마지막 3교시를 합격하면서 최종합격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3교시를 따로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1, 2교시를 공부하며 습득한 작도실력과 한솔아카데미 온라인 강좌에서 열심히 강좌를 들었기에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것이 맞았었습니다.
3년이란 시간동안 주말에 편히 쉬지도 못했고 합격자 발표 날까지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기다린 끝에 얻은 행복이었습니다. 한솔아카데미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지방에서도 그리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건축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게 해준 한솔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 되는 몇 가지 팁을 적어보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평일에 매일 퇴근 후 제도판 앞에 앉아서 문제를 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빨리 합격하려면 매일 3시간씩 그려야 합니다. 시험장에서 생소한 문제를 받아 보았을 때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더라도 손이 자동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 제가 처음부터 기출을 풀었다면 처음시험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출은 가장 좋은 문제이자, 가장 좋은 선생님입니다.
- 이 시험은 지문에 있는 것을 다 도면에 반영하면 되는 시험입니다. 긴장을 하거나 떨리면 지문을 읽어도 기억이 나지 않거나 지문 내용과 다른 내용을 반영하여 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문을 정독하고 정확하게 반영하면 합격입니다.
- 열심히 하는데도 점수가 높게 나오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스터디를 하든, 옆 사람에게 물어보든, 선생님께 질의를 하든 잘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요청하면 의외로 쉽게 풀립니다.
- 시험장에서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죠. 하지만 무조건 완도는 해야 합니다. 빈곳이 없도록 빽빽하게 본인이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채점자에게 보여줘야 됩니다. 틀려도 자신 있게 그리고 나와야 합니다. 어렵다고 포기하고 빈 곳을 백지로 두는 것은 불합격으로 스스로 걸어가는 행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