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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건축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저의 경험담을 소개합니다.
1. 건축사 시험은 제도시험이 아니다. 건축사사무실을 만 3년 다니고 무작정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스스로는 어느 정도 건축을 알고 있다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기사나, 산업기사처럼 단순히 제도시험이라고 치부하고 있어서일 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한솔학원에서 첫 시작을 하였습니다. 무려 6년 전의 일이네요. 1년 공부해서 3과목 붙는 분들도 있다고 해서 뭐...제도 따위 학교 다닐 때 밤새가며 한 것이 제도인데..이런 생각으로 첫 회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학원을 다녀서인지 정말 힘든 일 년이 되었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건축법규, 한 번도 해보지 않던 법리검토와 다양한 건축계획들...당연히 첫 회에는 한 과목도 붙지 못했습니다. 점수도 처참했고, 무엇인가 문제가 있구나..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하며 눈이 조금씩 뜨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하며 바뀐 마음은 건축사 시험은 제도시험이 아니다. 건축사 시험은 계획력 시험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학원을 다니니 그 난이도는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기사나 산업기사처럼 문제 은행식으로 정답만 몇 번 제도로 작도해보고 시험 보는 식이 아닌 매년 매번 문제 유형, 형식, 방향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시험이었습니다. 학원에서 나누어 주는 정답지를 보고 작도가 아닌 왜 이렇게 정답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하였고, 나만의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건축사 시험을 단순 제도시험에서 설계력을 확인하는 시험이다라는 인식은 시험을 2번이나 낙방 후 확고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마음가짐을 고쳐먹은 후 한 해, 한 해 늦었지만 아주 천천히 한 과목씩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만약 저와 같이 건축사 시험은 제도시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제도만 잘하면, 제도만 빠르면 붙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시길 바랍니다.
2. 3교시 합격 나만의 노하우 저는 건축사 시험을 제도시험이라고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초기건축사 공부를 할 때 엄청난 양의 작도를 하였습니다. 3교시의 단면도를 1일 1작을 하였으며, 당시 1년에 1회 시험 볼 때이며, 1년에 단면도만 100장정도 그렸습니다. (당시 3과목을 공부하고, 제도만 빠르면 붙는다는 생각에 1일, 1과목, 1작품작도) 확실히 3교시는 작도가 빠르면 유리한 과목입니다. 당연히 설계력이 필요하긴 합니다. 계단 작도, 스킵플로어의 이해, 천창의 이해 등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작도가 빠르면 시간이 여유롭고 더욱 많은 표현을 하니 확실히 유리합니다. 구조는 딱히 모두가 맞거나, 모두가 모르거나(새로운 사회 이슈 되는 것이 나오면)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작도합니다. 요령 없이 열심히만 했습니다. 세 번의 시험 만에 첫 합격이었습니다.
3. 1교시 합격 나만의 노하우 1교시부터 본격적으로 제도시험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솔직히 수업진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설계력을 키우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쉽게 말해 100장의 작도보다 1장의 답안지를 이해가 더 중요하고 왜 나는 문제를 풀 당시 이 생각을 못했나? 차분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풀 당시 이 생각을 왜 못했나...입니다. 저의 경우는 나름 오래 공부를 해서인지 문제를 풀 때 당시 나만의 순서가 정해져 있었으며, 그 순서대로 하면 항상 같은 식의 오답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당시는 못합니다. 그래서 생각의 틀이 고정적으로 잠겨 있으면 안 되고 부드러운 사고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학원에서 알려주는 대로 그냥 외웠습니다. 무책임하게 외워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시험을 보는 입장이고 제가 프로젝트를 큰 것을 했건 안했건 지금은 프로젝트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시험을 보는 것이고 시험의 전문가이신 선생님의 방법이 기술적으로는 최선이라 생각에 사회에서 배운 것을 포맷하고 새로 익히고 선생님의 눈높이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기술을 나만의 요령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A4 반사이즈로 1교시의 기술적인 방법을 나름 정리해서 1교시 문제 풀기 전 다시 보는 습관을 길렀으며, 이는 나중에 시험장에서 쉬는 시간에 멍때리거나, 남들이 하는 말(뭐가 맞니? 안맞니?), 불필요하게 과년도 문제지를 가져가서 문제나 읽으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시험에서 합격했습니다.
4. 2교시 합격 나만의 노하우 2교시는 설계력과 작도력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교시의 설계력이라 하면 우선 문제를 읽고, 대중적인 입장에서 해석하여 설계방향이 맞아야 합니다. 1교시도 설계방향이 맞아야 한다고 많이들 들으셨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2교시도 방향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중적인 입장에서 설계방향... 저는 2교시만 2회 연속으로 시험을 보았습니다. 다섯 번째 시험을 보았을 때는 58점이 나왔습니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수영장 문제였는데 강사실이 수영장과 붙어 있지 않아 탈락한 것으로 스스로 유추 합니다. 제가 제도 강사를 해서인지 강사실을 수영장실과 다소 거리를 두고 강사님의 휴식(?)을 도모하고자 했는데 그것이 대중성과는 결여된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후에는 개인적인 사견보다는 대중성, 건물주의 입장에서 설계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2교시는 우선 문제를 읽고, 트레이싱 페이퍼에 다이어그램으로 빨리 정리하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정확하고 대중성의 방향으로 설계를 하면서 해야 합니다. 여기서 ‘정확’의 의미는 문제의 지문을 100%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대충 이런 것인가? 이런 의문이 들면 여기서부터 솔직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저도 이러한 시기가 있었고, 수능의 영어단어 외우듯이 지문을 하나씩 영단어 노트에 적어 이런 지문은 이런 의미, 저런 지문은 저런 의미 식으로 암기를 했습니다. 대략 100~150개 정도 지문을 외우니 설계의 방향이 대중적으로 잡히는 것 같았습니다. 대중적으로 설계를 접근하다보면 문제를 풀다 아...아니야 다시 다시 처음부터.... 이런 과정이 사라지며, 처음지문 파악부터 마지막 작도 전까지 한 번도 방향을 바꾸지 않고 트레이싱 페이퍼 작업이 완료가 됩니다. 그렇다면 설계의 대중성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생각이 듭니다. 이 시기에 선생님께 도면 체크를 요청 드리면, 뭐 딱히 큰 지적이 없으며,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실 겁니다. 계속해서 대중성과 모르는 지문이 없게끔 노력하고, 이러한 지문에는 이러한 계획으로 1:1 나만의 대응법을 만들어갔으며, 시험 당일 이러한 정리한 것을 쉬는 시간에 쭉 다시 보며, 시험을 준비하였고 마지막에 운이 한 스푼 추가되었는지 영광스럽게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5. 마지막 저는 시험을 총 6회 보았으며, 나름 건축강의도 하며 건축제도에 자신감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 저를 보면 제도를 잘하니까 금방 건축사에 합격하겠다. 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결과적으로는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공부하게 되었지요.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어느 분이시든 죽어라 노력을 하실 것이고,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필사적이실 것이고, 올해에 꼭 합격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6회 시험 보며 저도 그랬으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렇습니다. 첫 째, 건축사시험은 제도 시험이 아니다. 둘 째,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시든 선생님들은 시험의 전문가이시니 경청하고 나를 맞춰가라. 셋 째, 둘 째를 수용하며 나만의 요령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라.
성실과 근면, 꿈을 향한 의지는 모든 분이 가지고 계실 터이니 생략하겠습니다.
6번의 도전 끝에 겨우겨우 붙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혹시나 저처럼 여러 번 시험을 보시는 분이 계신다면, 지금 약간 흔들리고 계신다면 그 분에게 당신도 저처럼 할 수 있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저도 했으니 저보다 나은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말씀과 힘, 응원을 드리고자 이렇게 후기를 남깁니다.
건축사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학원선생님들 의심하지 마시고 끝까지 도전하셔서 모두가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2023.5 김진환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