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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건축사 자격시험을 시작할 때 응시료는 아마 75,000원 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으며, 지금은 10만원을 거쳐 12만원까지 올랐네요. 그동안 제각 겪었던 시험 제도 변경사는 2005년 교시별 시험-> 건축사 예비시험 -> 2015년 1교시 문제 오류 소송 -> 건축사시험 연 2회 실시(2020년)를 순서대로 경험했고, 건축사 면허증->자격증으로도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건축사 시험제도가 바뀌는 동안 결혼, 출산, 육아, 수술/입원, 이직, 이사 등 개인적인 이벤트가 여러 가지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건축사 시험은 그 이벤트에 항상 영향을 주는 고정 아이템이었습니다.
2년 전 부터는 노안이 오면서 도면 작성하는데도 걸림돌이 생기자 ‘아 이 시험을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하나’ 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각 과목 부활의 과정을 겪으며 1교시 2번, 2교시 2번, 3교시 1번 합격을 거쳐 결국 이번 시험에 최종 합격하게 됐습니다.
2교시 유효기간 마지막이었던 21년 2회 시험에서 1교시 시험을 엉망으로 마치고, ‘아! 이제 공부해야 할 과목이 2과목으로 됐구나!’라고 느끼며 절망했었습니다. 점심시간동안 10분은 멍하게 있었고, 10분간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고, 그 후 10분은 아내의 실망스러운 목소리를 느끼며 비록 준비는 못했지만 2교시까지 시험을 보고 가겠다고 통화했습니다. 점심 식사는 생각도 못한 채 스스로에게 질책하며 학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지난 2개년도 과년도 답안을 확인했습니다. 합격했던 18년도와 달라진 점들만 눈에 바르고 시험장에 들어갔고, 3년 동안 한번도 그려보지 않았던 2교시 답안을 겨우 작성하고 제출하면서 ‘내가 이 시험을 끝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결과를 확인하면서 무척 놀랐습니다. 죽어라 공부했던 1교시는 또 불합격인데, 작도 연습 없이 3년 만에 시험장에서 그린 도면이 합격한 것입니다. 세상에 뭐 이런 시험이 다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아! 내가 시험에 대한 접근 방법이 잘못됐구나!’ 느끼고, 1교시 공부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처럼 공부했습니다. 시간체크, 작도순서, 주안점, 출제자 요구사항 등 모든 걸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며 연습했고, 제가 고집하던 문제풀이 절차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학원 강의를 따라간 결과 22년 1회 시험에 1교시를 마지막으로 최종합격 했습니다.
장수생을 겨우 졸업한 제가 다른 모든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감히 못하겠지만, 저처럼 오랜 시간 시험에 도전하시는 분은 시험에 접근하는 큰 틀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 도 필요하다고 전해드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