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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현황
축! 합격! 한솔아카데미는 신뢰할 수 있습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수험생께서 합격되시는 것을 최고의 보람과 기쁨으로 여기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할 때 신뢰는 조금씩 쌓여가는 것으로 한솔아카데미의 신뢰만큼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초등학생이던 1992년 방영된 드라마 ‘내일은 사랑’ 중 건축학도인 주인공 이병헌의 모습을 보며 대학생활에 로망을 갖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에 게을렀던 나는 그 이후 장래희망은 건축가도 아닌 건축학도였다.

 그렇게 대학을 건축학과로 들어갔지만 현실과 드라마와의 간극만 느낀 채 열정이나 목표는 없이 건축학도로 대학생활을 보냈다는 것에 만족하며 졸업 후 선택한 진로는 그 당시 누구나 바라는 행정공무원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공무원 준비는 공시의 어려움만 느낀 후 포기했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처럼 고향에서 작은 설계사무소에 취직하며 건축과의 인연이 다시 시작되었다.

 인연이란 말로 포장했지만 공시 포기자가 도망 온 귀향지, 좋게 표현하면 다음을 준비하기 위해 정차한 중간 정류장의 개념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일 배우는데 1년 정도를 보내니 할 만해졌고 그렇게 2년 더, 그러다 익숙해져 10여년을 개인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언젠가는 내 설계사무소를 차려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시간을 허비했다.

 

 그 10여 년 중, 예비시험을 합격했던 그 해에는 학원 수업만 겨우 수강한 채 경험삼아 한번 본 건축사시험이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였다.

 시험시간 내내 다른 수험생들과 나의 실력 차이만을 느끼며 완도조차 하지 못했던 그 시험 이후, 나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건축사 준비를 회피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며 그녀와 ‘미래를 계획해야 겠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건축사 시험을 회피해왔던 지난 시간들이 후회되었다.

 그런 후회 속 근무하던 설계사무소 생활을 정리하고 2020년 12월 31일 퇴사 후 지인에게 소개받은 광주 한솔아카데미 공부방에서 건축사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21년 1회 시험은 2달여라는 짧은 기간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3교시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하루에 반드시 단면 3장을 작도하는 것을 목표로 3교시를 준비하였다.

 처음에는 단면 작도에 4시간 이상이 걸렸고, 시간이 지나자 3시간 30분, 다음 3시간으로 시간이 줄어드는 구간마다 정체기가 찾아왔고 멘붕을 겪은 날들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퇴사까지 하면 시작한 만큼 외줄을 타는 심정으로 2달을 전력질주 후 2021년 1회 2교시부터 시험장에 들어가 2교시 시험시간 동안은 마음을 정리하고 3교시의 문제지를 받았다.

 문제지를 받은 후 심정은 지금도 1부터 10까지 세세하게 적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당황, 황당, 분노, 무력감..... 시험을 고작 2달 준비한 수험생이 느끼기에는 부끄러운 감정이었지만, 지난 2달간의 고통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실패 후 당초 6월까지 정규과정 수업에 전념하고 다시 직장 생활을 하며 시험을 준비하려고 했던 안이한 계획은 2회차 준비까지 전념하기로 변경되었다.

 벌이가 끊긴 상태에서 쥐어짜듯 빠듯하게 준비하는 과정은 나를 더 몰아붙이는 동기부여가 되었고 양옆 시야를 가로막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준비했던 것 같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작도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 평면 계획에 대한 좌절....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롤러코스터였다.

 그런 와중에도 다행히 인복이 따라주었는지 함께 공부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 공부방 동기들도 생기고, 시험 준비하는데 부족했던 정보 등을 채워주셨던 광주 한솔아카데미 강연구 원장님과 이영은 강사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2회차 시험 당일 내 옆에 있는 그녀의 응원과 힘겹게 버텼던 시간들 덕인지 다행히 1, 2 교시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제는 한 과목만 남았으니 직장을 구하고 좀 여유를 갖고 준비할까도 생각했지만 지난 1년을 수험생 보호자의 심정으로 기다려준 그녀와 잘못하면 수험생활이 길어질 것 같은 불안함에2022-1회 준비까지 전념하기로 했다.

 그렇게 2022-1회 준비는 3과목을 준비하던 때와 똑같은 하루 일과로 3교시 한 과목에 집중했다. 3과목을 준비하는 시간을 1과목에 집중하니 '그때보다 3배는 아니더라도 2.5배의 능률이 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시험에 대한 자신감 보다는 코너에 몰리는 아웃복서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었다. 몇 번이고 나 자신이 못 미더울 때, 10여 번은 반복했던 기출문제를 모범답안과 다르게 풀었을 때, 그리고 어이없는 실수를 했을 때, 그때마다 떠오르는 불합격이라는 단어가 더욱 그 말에 의지하게 만들었다.

 

 10월 3일, 시험장도 잘 못 알고 엉뚱한 장소를 찾아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시험장에 도착하는 웃지 못 할 일도 겪으며 3교시의 시험을 보게 되었다.

 문제를 읽은 뒤의 당황함도 한순간, 다행히 눈과 손은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1회차 철골단면을 겪고, 다음 시험 대비는 다양한 문제 유형에 대처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과 이를 위해 엉덩이가 평평해질 정도로 앉아있었던 순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런 과정을 모두 거쳐 지금 이렇게 합격 수기를 적을 수 있어, 함께 공부하며 고생한 공부방 동기분들, 학원 원장님, 강사님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한 가득 걱정을 안고 이 시험을 준비하는 예비건축사 분들에게 나의 이 수기가 조금이나마 용기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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