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이런 글을 적는 날이 오네요 저도 합격후기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이 나서, 어줍지 않지만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몇 자 적어 봅니다.
저는 6년 걸렸습니다. 첫해 모두 낙방, 2년차 때 2교시 합격, 3년차 때 3교시합격. 이때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끝날 줄 알았습니다. 4년차 때 마지막 남은 1교시만 접수하고 시험 본 결과 불합격.
슬슬 3진 아웃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ㅋㅋ 5년차 때 승부수 띄우기를 위해 회사를 그만 둡니다.
악수(惡手)였지요...결과는 낙방... 맨붕이 왔었습니다. 회사도 다시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더 맨붕이 왔지요... 다행이라면 다행으로 2교시도 같이 신청했었는데 공부 안하고 본 2교시가 61점으로 합격해, 숨통줄은 연장됐습니다.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 싶어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6년차... 저는 시행사를 다니는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공부 할 시간이 참 안나더라구요술도 많이 마시고.... 공부도 (워낙 오래하다보니 TT) 그냥 분석조닝 위주로만 하고, 배치는 몇 년동안 풀었던 문제만 다시 정리하고,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만 작도연습 했습니다. 시험날 마음을 비우고 이번에 안 되면, 가족 그만 고생시키고 이제 그만둬야겠다고 작정하고 들어갔었습니다. 1교시 문제...받아 보니 황당하더군요...시험중간에 뭔소린지도 모르는 공고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험운영 이야기는 접어두겠습니다.) 발표날..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들이랑 술 마시고 있었죠...
12시 발표라는 걸 나만 속으로 알고 있었고... 합격!! 기분 진짜 좋았습니다. 진짜 진짜 좋더라구요...같이 먹던 사람들도 왜 오늘 발표라는거 지금까지 이야기 안하고 있었냐고 구박하면서도 같이 좋아해 주니 더 좋더군요 여러분에게도 옵니다. 이런날이 옵니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듯 포기만 하지 않으면 오게 되어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그리고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제 공부 방법 몇자 적어 올립니다. 워낙 스스로의 방법들이 다 있으실 것이기에 저만의 좀 독특한 방법 위주로만 적어 보겠습니다.(“오답노트 만드세요” 같은 거 말고..ㅎㅎ)
1교시...분석조닝..시험을 오래보다보니, 거의 제가 문제를 만들어도 될 수준까지 갔었습니다. ㅋㅋ 이 말씀을 드리는 건 진짜 문제를 만들어서 스스로 풀어보니 엄청난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분석조닝! 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 보세요! 엄청 꼬아서...! 학원 문제처럼 1시간에 끝낼 수 있게 조율된 문제가 아니라, 3시간이 걸려야 풀리는 문제를 만들어 보세요 (예를 들면 대지형상 비정형에 채광과 일조가(지금은 도로사선이 없어졌지만) 겹치고, 문화사선이 겹치는...거기에 단차도 존재하게 해서...) 이 문제를 답없이, 문제의 오류를 느껴가며 풀어보세요. 여러차례... 분명 한단계 성장 하리라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저는 학원문제도 이 방법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석조닝을 풀고 난 후 답을 확인해 보고 싶은 유혹을 참고, 그 문제를 다시 풀어 봅니다. 그리고 또 참고 다시 풀어 봅니다. 내가 이제 정말 실수 없다라고 생각될 때 답을 매겨보는 겁니다. (저는 그래도 실수가 있더라구요) 이 방법은 분석조닝의 실수를 막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자평합니다.
2교시는 제가 별다른 팁이 없습니다. 그냥 작도는 진짜 대충해도 되니, 대안 많이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작도 후 바로 답 보지 마시고,,,말이 안되는 대안이라도 ALT-3까지 만들고 난 후 저는 답을 봤었습니다. 이 방법은 숲속에 들어가 나무만 보게되는 오류를 줄이고, 숲 밖으로 빠져나와 전체를 다시 한번 보는 습관과 동선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군데 꽂히시면 안되요~~샤프 딱 놓고, 자신의 생각에서 빠져 나오는 연습을 하셔야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3교시...단면..다들 작도순서 적어 놓고 하시지요? 그렇게 하셔야 되고 저는 그걸 아주 세분화 시켰었습니다. 구조체, 계단, 외부입면 뭐 이 정도로 구분하는게 아니라 가령 구조체의 파라펫을 그린다고 했을 때 가로선을 먼저 긋고 세로선을 긋는 다든지...계단을 그릴 때 챌판>디딤판> 난간 상부바>중간바>세로난간 표시...이런식으로 아주 세분화 시키고 그것대로 그리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왜 우리가 작도를 하다보면 이거 그리다가도 저거 보이면 또 보이는거 막 그리게 되잖아요? 그것이 결과적으로 시간을 단축시키지도 않고, 표현도 좋아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보이는 거 먼저 그리게 되는 습관을 고치고자 했던 방법입니다.
아주 철저하게 다른거 그리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도록 노력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했던 좀 특이한 방법은 저의 작도하는 모습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어 가면서 했었습니다. 도면걸이에 핸드폰 테이프로 칭칭감아 고정시켜 놓고, 1시간 정도의 작도시간을 온전히 다 찍었습니다. 여러분들 이거 한번 해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보시면 답답할 정도로 버벅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실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나 한시간 동안 진짜 바빴는데’ 동영상 보면 ‘얘 지금 뭐한다고 이렇게 손놓고 있는 시간이 많지?’ 라고 느끼시게 되실 것이고, 그 시간이 어떤 시간이었는지를 알아내서 그 부분의 시간을 줄이는 연습을 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었네요. 끝까지 하면 꼭 합격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하셔서. 이 좋은 기분 같이 느껴보시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이 글을 빌어서 몇 년간 휴가도 없이, 주말에 아빠없는 아이들 마냥 돌본다고 수고한 우리 마눌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만나게 된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6년간 저를 가르쳐 주신 한솔아카데미에게도 감사하고,
특히나 임덕종 선생님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밴드는 정말 신의 한 수 십니다. ㅎㅎ 건승하시시를 기원합니다.
임샘~~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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