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1년 1회 시험에 최종 합격하였습니다. 제나이 55살에 드디어 꿈을 이뤘습니다.

참 오래도 걸렸습니다. 현재 저는 사무실을 오픈하여 열심히 실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2000년도 초반 A1인지 A0인지 큰제도판에 시험을 치는 시기에 첫 시험을 치뤘습니다. 그전엔 경험삼아 시험장에 선배님들의 가방 짐꾼으로 2년을 다녀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현행 A3로 치는 시험형태로 바뀌게 되는데 제가 체격이 좀 작은편이라서 작아진 A3제도판을 가지고 다니기가 편해서 좋았습니다. 바뀐 시험제도에서 2005년에 첫 번째로 3교시 한과목을 합격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마지막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험을 제대로 치지 못했습니다. 자격증으로 시험을 칠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리고 다시 예비시험을 치러야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나이를 먹어가니 필기시험을 공부하기가 더 힘들더라구요. 책만 보면 잠이 오고 집중도 안되고 그나마 동영상을 들으니 좀 낫기는 했지만 정말 힘들게 공부하게 됐고 매년 시험을 친 것도 아니고 중간에 몇년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건축사를 거의 포기하게 되는 단계까지 갔습니다.(2013년~2018년까지)

그런 와중에 2019년이 되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한번 더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이니 후회없이 해보자 마음먹고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해서 2019년 1회 예비시험을 쳤습니다. 그러나 떨어지고 2회 마지막 시험에 턱걸이로 합격을 했습니다. 사실 여기서 떨어지면 오십이 넘어서 대학원에 가야되고, 망신스럽기도 하고.ㅠㅠ 정말 하루 4시간 밖에 못 자고 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이렇게 공부는 안해 봤는데….ㅋㅋ

예비시험에 합격을 하고 2020년 1회때 1교시 한과목, 2020년 2회때 2교시 한과목, 2021년 1회 3교시를 마지막으로 시험을 칠때마다 한회에 한과목씩 합격하면서 최종합격을 했습니다.

2021년 1회 3교시때 문제지를 받아보고 지문을 훌터 보는데 ‘야 이거 만만치 않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도면을 그리면서 순간순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동안 참 어렵게 공부해온 순간들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끝까지 해보자, 종이 울릴때까지 그려보자, 완도는 하자는 마음으로…. 그래서 단면도 먼저 풀면서 2시간20분 걸리고 구조로 넘어가서 35분동안 풀고 나머지 단면도로 넘어와서 마감 빠진거 쓰고 다시 구조로 넘어가서 마지막까지 보 넘버링하고 했습니다. 마지막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답안지를 붙여놓은 테이프를 뜯다가 답안지 모서리 부분이 찢어진 겁니다. ‘아이구 큰일났다’ 싶어서 당황하고 있는데 옆에 감독관이 와서 답안지 뒷면에 테이프를 붙여주네요. ㅠㅠ 고마우신 감독관님, 감사합니다. 나이많은 수험생이 안타까웠나 봅니다.

여담이지만 저의 와이프가 짐꾼으로 같이 다녔는데 저보다 나이 많아 보이는 수험생은 없었던 것 같다고 하네요. 주위에서도 인간승리라고 합니다.ㅋㅋ 이제야 자식들에게도 떳떳한 아빠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고생 많이 했습니다.

20년동안 공부하는 남편 응원해 줘서, “여보, 고맙고 감사합니다.”

수험생분들 이 나이에 저두 합격을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시면 합격 하실수 있습니다.

여러 수험생분들 파이팅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