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합격수기를 쓸 기회가 나에게도 왔습니다. 내 인생에 건축사가 있기는 한걸까... 참 많은 세월을 이런 생각을 하며보냈습니다. 2012년에 건축사 공부라는 것을 시작하여 꼭9년만에 합격했네요. 2013년 두 번의 수술과 이직, 막내의 탄생, 심리적압박감, 저에게는 참 행복하고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건축사에 합격하면 꼭 합격수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기 합격자들의 수기를 읽으며 부러워했습니다.
이렇게 오래걸릴 줄이야 정말몰랐습니다.
어느 토요일 눈이 부시도록 화창한 오후 김수원 횽아 선생님이 양산통도사 가자.. 안그래도 창밖이 그리운데 일사분란하게 우리는 달렸고 야외강의?가 시작되었지요.. 그날 저녁 빙 둘러앉아 비빔밥을 먹으며 과제체크 받고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하필 바로옆자리 앉아서 “넌 이렇게 하면 학원용이야 ...어쩌면 좋니..이게 뭐냐 빵점이야 빵점.. 그날이후 저는 별명이 빵점이 되었고 늘 쓰고다니는 마스크 덕분에 마스크맨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이 시험은 절대로 시간이 흐른다고 되는 시험이 아닌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시간만 가면 어찌어찌해서 되겠지 하는 생각이였습니다. 한해 한해가 지날수록 내가 떨어져서 슬픈게 아니라 친구가 합격해서 슬프다는 말을 실감하였고 정신을 자리게 되었습니다.
문제풀기에 급급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나만의 프로세스 나만의 프로세스 ....이게 뭐야..이게 왜 필요한걸까.. 고민 만 하다가 1년이 또 지나갑니다. 2014년 3교시 합격. 2017년 2교시 합격. 2020년1회 3교시 부활(좀비시험) 참 미칠 것 같았습니다.(스코어 9년동안 2교시1과목) 이 시험과 맞지 않나..라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모의고사는 잘 푸는데 시험장만 가면 쩔고 옵니다. 이게 뭐가 문제일까 조급증이 심한 걸까... 어느 날 문제푸는게 다가 아니란걸 깨우칩니다. 문제는 현황만 봐도 답이 어렴풋이 보이는 경지에 이르렀는데 시험이 안되니... 하지만 철학관은 안갔습니다.
김수원 선생님의 합격해놓고 시험장에 다녀온다..각 각 다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나에게는 시간배분(타임스케줄)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고 그것에만 몰입했습니다. 가령, 시험 때마다 해결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과제가 하나있다고 했을 때, 이것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해결하고 나면, 그 다음 해결할 것에 대해서부터는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 모르므로 심리적 압박이 오게 되고 완도(?)하는데 급급해집니다. 사실 이것은 얼렁뚱땅 그리는 것이지 완도가 아니거든요... 그것에 대하여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해서 표현할 수 있어야 완도이며 점수가 제대로 나옵니다.
이러한 사실은 수업시간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장수생의 원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1교시 2교시 3교시 모두한방에 해결되는 것을 9년이나 맘 졸이며 살았습니다. 제가 남의 말 안 듣기로 유명한데 선생님 말도 안들었네요..
처음 이글을 적을 때는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만둘까 하다가 혹시 저처럼 장수생이 있다면 오늘 풀어야하는 문제를 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시험장은 누구나 긴장하고, 같은 조건이지만 나의 작전과, 경쟁자의 작전은 다른 것입니다.
1교시는 분석조닝: 문제유형파악 2교시는 3.5 등분+타임스케즐 3교시는 5분 스케치 이것만 알면 그 해는 합격해놓고 시험장 가는 것입니다.
끝으로 저를 위해 한결같이 기다려준 아내 조은애 씨 민서, 경민, 현욱, 정말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습실 귀신이 되기직전까지 믿어주신 김수원 횽아 선생님 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시험공부 안해서 행복하고 여름휴가 갈수있어서 좋습니다.
어려운 건축사시험 공부하시는 선배, 후배님 모두 건강하시고 무조건 이루어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1월 27일 합격예정자 김천수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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