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전날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예비시험과 네 번의 자격시험, 삼 년동안 열심히 준비한 시험이어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건 불가능 하더라구요.
누구보다 절실한 맘에 다니던 회사에는 올해 말로 퇴사예고를 해놓고 개업할 장소를 물색하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저를 코너로 몰아붙이지 않으면 장기전이 될 거 같았습니다. 시험은 매년 있으니까요.

늦은 밤 떨리는 맘에 잠 못 이루고 12시가 되자마자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최종합격, 마지막 남은 1교시를 끝으로 드디어 기나긴 수험기간이 끝나고 이제 건축사로 첫 걸음을 디딜 수 있게 됐습니다.
새벽까지 결과를 기다려준 제 처와 막걸리로 소소하게 자축하며 그간 고생했다고 서로 다독여줬습니다.

졸업하고 힘든 맘에 중간에 잠시 방황도 했지만 십여년만에 이제야 제대로 출발선에 선 기분입니다. 
솔직히 실력보단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요. 
어렵게 따낸 자격을 좋은 건물을 만들려는 노력으로 보답하려고 합니다.

사는곳이 서울 본원까지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살다보니 예비시험부터 자격시험까지 한솔 온라인 강좌를 이용해서 준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합격했으니 강의는 온라인 강좌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 고군분투한 내용이라 앞으로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큰 도움은 안될 수도 있습니다.
저렇게 공부해서 합격한 사람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봐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에게 건축사자격시험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던거 같습니다.
각자 처해진 상황이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준비방법을 찾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문제를 푸는 속도를 몸으로 체득해야 된다고 느껴서 풀었던 문제를 분석하기보단 시간내에 풀고 끝까지 표현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시험보는 것 같은 상황을 자주 만들어서 안풀려도 시험시간안에 최대한 풀어보려고 노력하고 다 못푼부분을 체크하고 마무리까지 하려고 했습니다.
연습때 틀려도 떨어지는게 아니니까요. 부담없이 그렸습니다.
3시간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1년이상 걸렸던거 같습니다.
요령을 스스로 터득해야되서 아무래도 남들보다 더뎠던 거 같습니다.
작도시간이 줄어들때쯤 이론에 집중했습니다.  구조, 분석은 이론이 절반 이상이니까요.  과목에대해 전반적인 이해가 안되면 절때 고득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방대한 한솔 온라인문제, 최근 5년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매일 꾸준히 하루 한 과목 이상 무조건 풀었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집중이 안되면 강의를 듣거나 선연습, 글씨연습이라도 해서 의자랑 친해지려고 했습니다.
주말에도 오전, 오후, 저녁 세 타임으로 나눠서 두타임은 자리에 앉아있으려고 했습니다.
익숙해질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풀다보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서 밀고나가세요.
건축사는 특별한 사람이 합격하는 시험이 아니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자격을 주는 시험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