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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현황
축! 합격! 한솔아카데미는 신뢰할 수 있습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수험생께서 합격되시는 것을 최고의 보람과 기쁨으로 여기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할 때 신뢰는 조금씩 쌓여가는 것으로 한솔아카데미의 신뢰만큼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순간이 결정적이었습니다. 16년 겨울 그 날, 오후 학원 강의는 정말이지 듣기 싫었습니다. 2017년 대비 건축사 자격 시험 토요 정규반 강의가 개강하는 날, 오전 공개강좌와 OT 이후 오후부터 바로 본강의가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몰랐습니다.


 원래는 공개강좌와 OT를 듣고 집에 와서 찬찬히 앞으로 공부계획에 대해 생각해 볼 참이었는데, 졸지에 학원 등록하고 오후부터 강의를 듣기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여섯 살 아들이 아빠 돌아오면 놀겠다고 집에서 기다리는데,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렇게 그 날 건축사 자격 시험 공부가 결정됐습니다.


 학원이 필요한 이유가 이런 것 같습니다. 우물쭈물하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이 확실해지도록 도와줍니다. 시작이 힘들지 이후부터 회사원들은 학원을 빠지지 않고 잘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매주 나오는 학원 문제를 제대로 할 수는 없었지만, 학원은 빠짐없이 나갔고, 학원에서 풀었던 문제는 마무리하고 집에 가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물론 부족한 작도량으로 항상 시간과의 싸움은 숙제였습니다.


 17년 전과목 낙방, 18년 1,2교시 합격, 20년 2차 3교시 합격. 학원은 17~9년 세번을 다녔고, 성실히 다녔으나, 특별히 선생님들께 질문을 많이 하거나 도면 체크를 많이 받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수업 중간중간 여러 선생님들의 시험에 대한 조언들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처음 공부 시작할 때 방향을 잘 알려주신 임덕종 선생님, 학원 생활 중 유일한 상담이었던 조영호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공부 방향을 잘 잡은 덕분으로 2년차에 1,2교시를 합격했는데, 문제는 3교시였습니다. 안이한 생각이 화근이었습니다. 계속 합격선에 근접하는 점수가 나와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시험 때 마다 벌어지는 실수도 좀처럼 줄지 않았습니다.


 스케일 눈금을 잘못 읽어 층고를 줄여 그리고, 열을 잘못 봐서 도면을 밀려 그리고, 버젓이 문제지에 나와있는 천정고 대신 직접계산한 천정고를 적용하고, x,y열을 반대로 착각하는 등등 정말 뭔가에 홀린 듯 시험 날만 되면 어김없이 크고 작은 황당한 실수들이 나왔습니다.


 처음 56점은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연이은 56점은 희망고문과 자괴감이 되었습니다. 이번 2차 시험은 건너뛰고 싶었습니다. 시험 당일까지도 또 실수가 나올 것 같고, 시험 기회만 한 번 더 날리는 것은 아닌지,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다음 번 시험을 쳐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시험을 치는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다음이라고 실수가 안나온다 보장은 없으니까요. 나에게 실수는 상수였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어김 없었습니다. 방향을 착각해 천창과 루버를 잘못 그렸고, 개구부 위치가 틀리는 등등 실수들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전과 달리 표현해 내야 하는 것들을 빠뜨리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결정적 순간은 시간이 흘러야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16년 겨울 유난히 스산했던 그 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면? 만약 20년 가을 괜히 화창했던 그 날, 시험장에서 발길을 돌렸다면? 그 순간 내게 대단한 의지와 결심은 없었습니다. 다만, 결국 가야할 길, 여기까지 온 김에 계속 가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건축사 자격 시험을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신 많은 동료 여러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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