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시험 준비의 시작은 2008년 건축사예비시험 부터였습니다. 건축사예비시험은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2009년부터 한솔아카데미를 시작으로 건축사자격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건축설계 일을 하는 저에게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 야근 이후의 시간에 사무실에서 공부하고 퇴근! 법정공휴일도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에 쫓기듯 바둥바둥 시험 준비를 하다 보니 첫 시험 모두 낙방하였습니다. 일과 시험 준비에만 집중하느라 가정에 소홀하게 되었던 저에게 좋지 않은 일도 겹쳐 이때 건축설계에 대한 회의감이 엄청 커졌습니다. 도저히 설계를 계속 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더 이상 건축설계를 하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이후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명확히 잡지 못한 채 이런 저런 일에 기웃거리며 방황하던 중 알고 지내던 한 건축사님께서 제가 건축사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책임지고 함께 하시겠다 약속하시며 설계 일을 같이 해보자 제안하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건축설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의 긴 공백기를 끝내고 2016년 다시 건축사시험에 도전! 그러나 여전히 시험을 준비 할 수 있는 시간은 할애되지 않았고 시험 한 달여 앞두고 3교시 과목만 준비를 하였습니다. 아쉽게 또 낙방. 2017년 다시 3교시 재도전. 시험 일주일을 남기고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였는데 정말 다행히도 그 시험에는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2018년도 머피의 법칙처럼 공부만 하려고 하면 야근에 철야까지 평소 없던 일까지 처리해야하는 상황 속에 2018년도 시험은 이미 포기상태에서 응시. 1교시 2교시 당연히 모두 낙방..
2019년도에는 1교시 위주로 공부하여 시험 응시. 먼저 분석조닝을 풀었는데 감이 좋았습니다. 제가 풀어낸 분석조닝 답안이 정답일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배치계획을 풀었습니다. ‘실수하지 말자! 건물이나 외부 공간 하나도 빠트리지 말자! 무조건 최대한 완성도 높이자! 무조건 합격하자!’ 라는 생각을 끝까지 놓지 않고 답안제출. 그 시험의 1교시 합격자가 극소수였는데 다행히 그 안에 저의 수험번호가 있었습니다! 이런 행운이..
앞으로 남은 과목은 2교시 ‘건축설계1’ 평소 2교시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 없던 저는 2020년 1회 시험에서 낙방을 하였습니다. 업무 이후의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는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2회 시험 준비는 회사를 휴직하고 시험공부에만 집중하였습니다. 한솔아카데미 온라인수업과 오프라인수업을 병행하며 학원 자습실을 이용하였습니다. 역시 공부에만 집중하고 김수원 교수님의 따라 하기 방식의 수업 동영상을 반복해서 연습하니까 문제에서의 요구와 그것이 어떤 형태로 답안이 완성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을 느꼈습니다.
2020년 2회 2교시 시험에 응시! 문제지의 요구사항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으려 노력했고 주요 실의 위치, 수평 수직 조닝, 코어위치, 설계주안점 등 김수원 교수님을 통하여 훈련한 방식을 최대한 답안지에 표출해 내도록 노력 하였습니다. 결과는 최종합격!!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구나.. 정말 긴 터널을 통과했구나.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간에 쫓겨서 조바심을 가졌던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인 듯합니다. 조바심 때문에 한 문제에 대해 집중 · 정복 하지 못한 채 다른 문제로 넘어가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즉, 실패했을 때의 저의 공부 방법은 진도만 나가기 위한 부실공사와 같았던 것이었습니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건축사 자격증이 과연 나에게 올까? 반신반의 하는 날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고 있네요. 정말 어려운 시험이고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건축사자격증에 대한 가치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설계하는 기술,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설계에 대한 자부심을 놓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결과가 반드시 오리라 믿습니다.
저에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해 주신 저희 사무실 소장님, 2교시를 깨우쳐 주신 김수원 교수님, 항상 징징대는 저를 엄마처럼 다독여주며 스트레스 받을 까 공부하라는 말 대신 쉬라는 말을 더 많이 해준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저의 아내, 무엇보다 건축사자격증을 제게 내어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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