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모범답안과는 다른 답안으로 다음시험을 기약하고 불합격이라도 확인을 하자는 생각에 손을 벌벌 떨며 합격예정자 명단을 확인했던 그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포기했던 만큼 그 기쁨이 배가 되더군요.
2006년 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건축사 자격시험 준비를 위해 동료 2명과 함께 학원 수강을 신청했으나 딱 세번 강의를 끝으로 야근과 주말근무로 인해 자체 수강종료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부터 10여년만에 다시 제도판 앞에 앉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금번시험을 끝으로 건축사자격시험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합격자 분들이 조언해주시고 팁을 언급해주고 계셔서 특별히 저만의 팁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간단히 알려드립니다.
1교시 건축설계사무소에서의 실무경험이 큰 도움이 안되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경우에는 실무경험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소과제인 대지분석의 경우는 학원강의와 학원교재로 이론공부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론이 탄탄해지면 최근 몇개년도 기출문제만 풀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오래전 기출문제는 바뀐 법규를 비롯해 문제유형이 많이 달라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저 같은 경우는 인강만 들었는데 인강에서 제공해주는 예상문제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인강을 먼저 듣고 풀어보시는 것도 문제 푸는 방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배치계획은 학원강의와 학원교재는 꼭 보시구요. 기출문제를 최소 2번은 풀어보실 것을 권장합니다. 더불어 메이져 3개 학원의 기출문제해설강의를 전부 보실 것을 권장합니다. 한솔의 김수원 교수님의 특강이 신의 한수였던 것 같습니다만 그 특강을 재개하실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하시네요. 특강을 통해서 배치계획 문제 풀이 방법론을 정립하여 솔직히 특강 전과 후의 배치계획 답안 작성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2교시 건축설계사무소의 실무경험이 조금 도움이 되었던 과목인 것 같습니다. 하나의 대과제로 이뤄져 있어 계획만 무난히 되면 작도에는 시간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한솔 인강과 메이저 3사의 기출문제 해설로 공부했으며 한솔 김수원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코어의 위치, 주출입구의 위치만 어느정도 모범답안과 비슷하게 계획하고 난 후 지문에 명기된 설계조건, 요구조건을 그대로 주안점으로 명기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3교시 역시 건축설계사무소 실무경험이 도움이 되었던 과목으로 실무에서 캐드로 단면그리는 일이 빈번하여 작도시간만 줄이면 해결되었던 단면과제와 한솔인강과 메이저 3사의 기출문제 해설, 유투브 건삼구 채널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정답에 근접한 답안을 작성해 낼 수 있는 구조과제까지 3교시는 작도시간의 안배와 거의 정형화되어있는 구조계획방법론을 암기하는 등 기능에 가까운 과목인 것 같습니다. 물론 단면은 작도시간이 생각보다 잘 줄어들지 않고 구조는 모범답안과 다른 답안을 작성하기 일쑤지만 어짜피 100점짜리 답안을 작성하는 시험이 아니므로 60점이상의 효율적인 답안을 작성해내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경우 처음 단면과제를 풀 때 100점을 목표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범답안 이상으로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먼저 했었고 (모범답안 중 괜찮은 답안을 그대로 따라 그려보는 연습도 괜찮습니다.) 그 이후 지문의 도면작성요령에 나온 내용을 100%는 아니더라도 조금씩이라도 답안에 표현하려고 했던 것과 다들 그렇게 하시겠지만 고려사항에 나온 내용을 주안점으로 답안에 명기해준 것이 합격에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잘그려진 모범답안과 같이 완벽한 답안으로 합격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큰 도움이 될만한 글은 아니었습니다만 적어도 처음 시험준비를 할 때 무수히 겪을 시행착오는 줄여드리고자 제 경험상 시험준비 지표 정도는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 시험은 노력과 의지가 7할, 그리고 3할 정도의 운도 필요한 시험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노력과 의지가 7할이니 60점 이상의 답안을 작성해내는 것은 결국 본인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겁니다.
끝으로 이 힘든 여정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아낌없는 격려로 힘이 되어준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감사하며,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아내와 두 딸들, 그리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