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나이 50에 건축사시험에 합격 하였다.
2006년도 중간에 학원을 등록하여 제도판 앞에 앉았는데,
이때는 완전 멘붕상태로 포기 했는데 항상 건축사에 대한 미련이 부담으로 남아 있었다.

2018년 12월 기초반 등록하고 첫 시간이 생각난다.
광주 담당 오호영강사님이 직접 3교시 단면 그리는 시범을 보이는데 3시간 안에 작도하는 방법을 보며 여러가지 궁금증 해결과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4월부터는 회사도 그만 두고 시험 준비에만 몰두하였다.
중고등학교 다니는 애들이 셋이나 있었는데 실업급여와 아내의 급여로 생활 하였다.
참으로 힘든 시기였다. 금전적으로 힘든거는 안 쓰고 사는데 공부 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 하루 종일 학원에서 앉아 있으면 옆에 젊은 친구들은 몇몇이서 그룹을 이루고 공부 하는데 진도가 팍팍 나가는 같고 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거 같았다.

가끔은 학원 근처 창고 앞에 주차했는데 차를 빼달라는 전화 받고 그길로 시외로 나가서 머리를 식힌 적도 있었고, 맨발에 슬리퍼, 반바지 차림으로 학원근처 극장에 가서 영화본적이 한 두 번정도 있었던거 같다.

그렇게 2019년 시험결과는 3교시 한 과목 합격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다시 취업을 하여 2020년도 시험을 준비 하는데, 갑자기 코로나로 시험이 무기한 연기 되는 바람에 거의 준비는 못 하고 그냥 시험에 치르게 되었다.

1교시 대지분석은 거의 완벽하게 풀었던거 같고, 배치계획도 순탄하게 풀어서 만족하였다.
문제는 2교시 였다. 거의 2시간동안 계획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 그때 고민을 많이 했다. 1교시는 순탄하게 풀었으니 만족하고 2교시는 포기하고 짐 싸서 집에 갈까....,
시간은 채우고 가자는 심정으로 답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확실한 실을 배치하고 나머지 실을 배치하는 가운데 점점 문제가 풀려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과를 기대 해 볼 만도 했다.

결과는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올라와 있었다.
시험 준비 시간이 1년 반 만에 합격하여 운도 많이 따랐던거 같았다.

참고로 학원 문제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본 시험에 소과제가 너무 어이없는 문제가 나오면서 잠깐 함정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합격해서 너무 기쁘다. 결과 나오고 오호영 강사님께 고맙다는 인사는 꼭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뵐 일이 없어서 이렇게 합격수기로 감사인사를 대신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