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쯤이었습니다. 무심코 인터넷 검색 중에 예비사 시험제도가 곧 없어지고 건축사자격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조건이 2026년 이후로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는 기사를 본 때가요. 저는 그 당시 5살 아이를 키우는 전업맘으로서의 삶에 만족하며, 한 때 건축인 이었던 기억조차 희미해져 살아가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를 접한 제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무언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마음속의 떨림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한 때 저는 건축을 정말 사랑하는 건축학도였습니다. 고3시절 선생님과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축학과에 진학하였고, 많은 동기들이 고된 과제와 작업량에 괴로워했지만 전 그 모든 걸 재밌게 즐겼습니다. 그런데 막상 졸업을 하고 진로를 정해야 할 때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망설였습니다. 월급이 밀리고 착취당한다는 건축사사무소 이야기들이 무서웠고,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헷갈렸습니다. 그렇게 망설이던 중에 취업을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건축 디자인을 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복리후생이 좋고 많은 급여를 주는 대형설계사무소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잠시 삶이 안정되는 것 같았지만 회사원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결국 퇴사를 하고, 꽤 많은 방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방황 중에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하였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삶에 만족하며 건축은 잊고 살아가던 중이었습니다.

그 기사를 접하고서야 제 안에 건축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를 완전히 놓쳐버리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은 저를 바로 움직이게 했습니다. 2회 밖에 안 남은 예비사자격시험에 응시하고, 합격하였고, 그 해 바로 이어 있었던 건축사자격시험 2교시를 합격, 다음해 1차 시험에서 1,3교시를 합격하여 1년 만에 건축사자격증을 얻게 되었습니다. 예비사시험부터 본 시험까지 모두 한솔의 온라인강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특별히 한솔아카데미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 해설 동영상과 모범답안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학원답게 보다 객관적인 해설을 하고, 모범답안도 좀 더 정답에 가까운 안을 제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본 시험 전에 치렀던 학원 모의고사는 시험에 대한 감을 잡기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던 것 같고요.

그렇게 건축사자격증을 따게 되었고, 경단녀였던 저는 다시 작은건축사사무소에 취업해서 건축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그 기사를 보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겠죠. 건축사자격증을 따서 지금 당장 개업을 할 수는 없지만, 원래 제가 가고자 했던 길을 다시 차근차근 나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자격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힘은 아마도 고이 접어두었던 꿈을 향해 다시 나아가고자 하던 절심함과 희망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