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조금씩, 2013년에 시작해서 2020년까지. 저와 비슷한 분이 한분이라도 있겠다싶어, 경험을 올려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봅니다.
2013년 건축사시험 자격이 생기자마자 학원에 다녔습니다. 1월 작도반부터 이론반까지는 열심히 다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점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은 속도가 붙고 문제풀이 능력도 향상되는 것 같은 느낌.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이 반복되고 결국은 6월부터 학원도 결석하는 일수가 잦아졌습니다. 떨어지면 다음에 또 하면 되지 라는 자만심에 결국은 3과목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공부를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것인지.. 이렇게 공부하다가는 합격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는 중도 포기하고, 일과 연애, 결혼을 하면서 2016년까지는 건축사시험과는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2017년, 4년 만에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각오로,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통신강좌로 수강하며 조금씩 조금씩 다시금 제도판과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가 마냥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떻게 접근하는지 프로세스는 기억이 나지만, 요령이 없었습니다. 그냥 요령 없이 문제만 계속 풀었습니다. 결과는 3과목 불합격! 건축사라는 시험은 절실함이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으로 2018년 다시금 학원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3교시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고, 1,2교시 문제풀이반부터 다녔습니다. 어느 정도의 절실함과 이제는 해내겠다는 욕심으로 요령을 터득해가며 공부한 결과 2교시만 합격의 영광이 찾아왔습니다. 시험시간에도 문제는 평이하지만 내가 조금만 더 공부를 더 했더라면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안타까움과 자괴감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2019년에는 1,3교시 통신강좌로 공부, 애기가 태어나서 함께하느라 공부를 소홀히 했는지 실패라는 쓰디쓴 또 한 번의 참패를 맛보고 2020년, 더 이상은 안되겠다 아빠로서 그리고 주말에 혼자 애기를 보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1,3교시중 한과목이라도 합격해서 고생을 덜어주자라는 각오로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과 정보를 서로 나누며 문제 푸는 요령 등을 다시금 익히면서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최종 합격! 믿을 수 없었습니다. 1교시 배치는 완도를 못하여 1교시는 포기하는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는데 정말 운이 좋았나봅니다. 이제는 주말에 애기와 놀아 줄 수 있게 되어 너무나 행복합니다. 아내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떠올려보면 4년 동안이나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내가 너무 100점을 맞으려고 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더더 완벽하게 조금만 더하면 계획이 완벽할 것 같은데 이렇게 공부하면 시험 망칩니다. 건축사 시험을 보면서 느낀 것은 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익혀서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1교시는 대지분석은 시험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에 달달 외워서 만점에 가깝게 받았습니다. 배치가 문제였는데, 출제유형을 익히고 내가 어느 유형에 약한지를 파악해서 그 위주로 공부를 하였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획입니다. 아무리 작도를 많이 한들 계획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반타작 못합니다. 작도는 정말 손으로 그려도 됩니다. 건물 조닝과 도로의 관계 레벨 등을 종합적으로 계획완수만 잘하면 점수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2교시의 경우는 나만의 모듈을 만들어서 집중적으로 익히고 공략하자였습니다. 철근콘크리트로 나올 수 있는 제한적인 모듈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요령있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물론 평면 또한 수직, 수평조닝의 계획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3교시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단면 작도가 합격하기 전에는 2시간 10분정도 나왔었습니다.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가단면을 그리지 않는 방법을 터득해서 계속 익히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그러하니 완벽하게 작도하면 1시간 50분~ 2시간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소과제는 답이 있는 과제이므로 계획과 보의 배열, 철근의 배근 등을 반복적으로 공부를 하다 보면은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건축사시험은 절실한 마음가짐과 포기하지 않는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늦더라도 천천히 천천히 꾸준히 공부하지 못하는 환경일지라도 머릿속에 그려가며 매일매일 손을 놓지 않는다면 누구나 합격 할 수 순간이 찾아 올 것입니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해서 오늘도 천천히 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