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2020년도 1회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합격률이 높았던 회차라 운이 좋게 붙은 상황에서 합격수기를 쓰기에는 내공도 부족하고 수험기간은 짧지만 제가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이 어떤 분들께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건축사 자격시험은 시험 특성상 다른 일반적인 자격시험과 달리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그래서 100점짜리 정답은 존재하지 않고 여러 가지의 대안들이 인정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건축사 자격시험은 60점 이상이면 통과할 수 있는 시험입니다. 이 부분이 건축사자격시험이라는 깊은 늪을 좀 더 수월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다른 안들과 다르고 특출난 1등만을 뽑는 현상설계가 아닙니다. 저는 이 시험이 ‘일반적인’ 수준의 합리적인 안을 계획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보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1,2,3교시 중 계획능력을 보는 1교시 배치와 2교시 평면 부분에서 이 특성이 주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배치와 평면부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완벽한 계획을 하려해서 어렵게 느끼는게 아닌지 합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100점이 아닌 60점을 노린다면 생각보다 쉽게 계획을 끝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채점 체크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해보시죠. (김수원 선생님께서도 예상 체크리스트를 올려주셨습니다.) 채점체크리스트는 각영역의 합리적 배치, 주차영역의 합리성, 동선의 합리성 등으로 이루어져 있을 겁니다. 이번 2020년도 1차 자격시험 배치의 경우에서 크게 숙박동영역 / 체험,공방 영역 / 관리동 영역으로 나눠지고 그 영역 안에서 각 건물과 외부공간, 주차영역간의 관계가 설정됩니다. 시험 준비를 어느 정도 하신 분들은 큰 영역을 나누는것에 있어서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시지 않을 겁니다. 큰 영역이 어느 정도 정해졌다면 그 영역들을 이어주는 메인동선도 어렵지 않게 배치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영역 안에 ‘일반적으로’ 배치해서 넣으면 됩니다. 그러면 채점위원들이 아무리 감점을 한다고 해도 50점 이하(배점 65점 기준 32.5점)는 줄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정도 점수를 얻는다면 상대적으로 정답에 가까운 답이 있는 소과제인 분석조닝파트를 잘 본다면 충분히 합격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초반에 계획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은 각 영역 구석구석마다 완벽하게 계획을 하려다 보니 시간 내에 완도를 하기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큰 영역을 맞추고 그 안에서 특별히 모나지 않게 ‘일반적’인 배치를 해서 완도를 하자고 생각을 한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지면서 오히려 계획도 더 잘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번시험에서 저는 숙박동 배치를 모범답안인 ㄷ자 배치로 하지 못하고 두 동을 11자로 마주보게 하고 그 옆에 나머지 한동을 길게 배치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모범답안을 보면서 제가 계획한 안보다 모범답안이 훨씬 합리적이고 깔끔하게 배치한 안이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계획한 안도 시험에서는 합격할 수 있는 답안이라고 굳게 믿었고 결과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수기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는 뭐 당연한 얘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말하나 하는 분들도 계실 줄 압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일반적인’ 안을 계획하는 시험이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좀 더 합격의 문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뛰어난 계획력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아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굉장히 민망하네요. 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시한번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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