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합격수기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받은 만큼 감사함을 돌려드리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1. "시험에 지면 안된다!" 집에 돌아가면 신랑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인 것 같아요. ‘아무리 잘 해도 문제에 지면 끝’이라고. 생각해 보니 나를 지게 만드는 요인은 나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주변 사람과 비교하지 않도록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18년에 학원 접수는 했으나 6월의 해외출장 때문에 6월까지는 수업 외에는 공부를 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출장 다녀온 후 18년 6월 9일, 공항에서 바로 학원에 가느라 3교시 수업에 들어갔는데, 저 빼고는 주변 분들이 모두 체계적으로 그리고 계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저는 골조도 못 그리고 3시간이 지났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살아가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했던 자괴감과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수요일부터 일을 빨리 끝내고 자습실에 매일 나갔습니다. 자습실에 가니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3교시 골조도 못 그리고 있는데 자리에서 잘 일어나지도 않고 하루에 1, 2, 3교시 한 셋트, 혹은 과목별 몇 셋트를 끝내는 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 때 느꼈던 충격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말 생생합니다. 그 날부터 제 나름의 1,2,3교시 작도 순서를 정해서 익숙해질 때까지 삼각자에 붙여 놓고 보면서 ‘미친 듯이’ 그렸습니다. 8월 경 되니, 어느 정도 시간 안에 들어왔고, 18년 시험 전, 3교시는 한솔 티비에서 우수 사례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약 두 달 만에 작도 속도를 올리고 시험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주변 분들의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노하우를 전수해 주신 자습실의 고수 분들과, 여쭤보면 언제든 상세히 알려주시는 교수님들, 그리고 가끔씩 유선상으로 제 답안의 문제점을 분석해 주신 한 건축사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2.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이기자~! 18년,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보다 더 이상 최선을 다 하지 못 할 만큼 최선을 다 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으니 심적으로 부담이 되면서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더라구요. 그래서 19년부터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 6:34) 아무리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오늘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 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나는 왜 이러지. 망했다' 보다는 어제보다는 정리를 잘 했어! 어제보다는 시간을 단축했어! 어제는 이걸 놓쳤는데 오늘은 놓치지 않았네~! 어~우 잘했어! 잘하고 있어! 내일은 더 잘 하겠네~! 라고 끊임없이 저에게 칭찬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 내 편을 만들어라. 2년 동안 새벽에 나와 11시에 들어가고, 집안일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집에 가서 신랑에게 오늘은 너무 힘들었다고, 아무리 해도 늘지 않는다고 하면, 주옥같은 위로와 기도를 해 줘서 힘을 냈습니다. 옆에서 제 꿈을 이해해주고 응원해 준 신랑이 없었다면 매일 무너졌을 것 같습니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항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민6:24~26)
(3) 내가 왜 틀렸는지 오답노트를 만들어라. 틀린 걸 또 틀리고, 알면서도 틀리는 것만큼 멘탈을 흔들리게 하는 것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멘탈을 지키기 위해, 실수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문을 다르게 해석했던 이유, 분명 알고 있는데 다르게 풀었던 이유 등에 대하여 문제 풀고 바로 서술형으로 작성했습니다.
(4) 문제를 풀 때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면 그 요인을 제거하라. 19년도에는 너무 무리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돌발성 난청과 이명이 왔습니다. 시험장의 모든 소음이 몇 배로 느껴지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20년도 시험 2주 전에는 약 1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귀마개를 구입했고 정말 평온한 상태로 시험을 봤습니다. 주변 소리가 거슬리지 않으니 긴장감이 없어도 너무 없더라구요^^;
(5) 문제를 풀고 싶지 않을 때 나에게 설명을 해 보아라. 공부 방법 중 제가 가장 도움 받았던 것은, 교수님들이 수업하듯 입으로 설명하며 공부하는 것입니다. 공부하면서 가장 의문이었던 부분은 '과년도 문제를 아무리 풀어도 내 것으로 되지 않는데, 직접 풀어보지도 않은 작년 시험 문제를 교수님들은 어떻게 나보다 더 정확히 알고 계실까?' 였고, 이에 대한 제 나름의 답은 ‘설명하면서 공부하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였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수업하듯 저에게 설명하며 오답풀이를 했습니다. 그래도 또 틀리면 틀리는 부분만 따로 오답노트에 적어서 계속 저에게 강의했습니다.
(6) “떨어질 이유가 없다!” 는 마음으로 시험장에 들어가자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내가 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론 과목 시험문제를 출제할 때, 분명 다 맞출 만큼 쉬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답을 한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출제위원도 비슷한 생각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지문에 다 알려주고, 이대로만 하면 감점은 안시키겠다고 쉽게 출제 한 건데, 작품하듯 설계해서 그 동안 떨어졌던 게 아닐까? 지문에 있는 모든 내용을 표현하고 앞 뒤 사람보다 최선을 다 한다면 채점자가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고, 무조건 지문의 내용은 눈에 들어오도록 그렸습니다. (텍스트는 지문 내용에만 가선을 쳐서 인지성을 주었습니다.) 요구하지 않았지만 디테일도 그리고, 노트에 실무적인 내용도 적고 최대한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건축사’라는 도약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