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다보니 이번 2020년을 끝으로 학원을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험까지 총 세번의 도전 끝에 세과목이 한번에 되어서 최종합격이 되었습니다. 18, 19년도에 모든 과목 낙방이라는 좌절감에,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인 것만 같아 몇번이고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항상 시험 준비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합격하는 날이 오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은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보면 언젠가는 한과목이든 두과목이든 합격하는 날이 오겠지란 생각은 점점 조급하고 초조한 긴장감보다는 어떤 끈기와 침착함을 길러 주었습니다.
합격하고 보니 의도치는 않았지만 최종 이 세번의 시험준비를 해마다 다르게 했습니다. 첫해에는 작도중심 두번째 해에는 학원 문제풀이 중심, 이번 해에는 과년도문제와 학원 3주 모의고사 중심으로 시험준비를 했습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말을 어디선가 보았는데, 정말로 저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첫해에 내용을 파악하고 계획을 하고 작도하는 이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어느것 하나 포기하지 못하고 쩔쩔매다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잘 소화해내는 진짜 완벽주의자였다면 그 당해 합격했겠지요, 하지만 저는 마음만큼 머리와 손이 잘 따라주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택한것이 가장 만만한 작도연습이었습니다. 같은것도 여러장 그리고 단면도같은 경우엔 특별히 틀렸다는 점을 발견하지 못하므로 오늘 하루는 성공했다는 만족감을 주었고, 그렇게 하루하루 한장의 도면에 뿌듯함만을 얻고 첫 시험장에 가서 좌절감을 딛고 돌아왔었습니다.
그렇게 맞은 두번째 시험에서는 일단 작도는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계획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정말로 간혹가다 계획이 맞는 날이 있었기 때문에 학원 문제풀이반에서 모의고사를 보면 계획에 욕심부리다가 작도를 끝내지 못하는 일, 계획이 아주 산으로 가버리는 일들이 허다했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오히려 작도만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그릴 때가 속편했지 이렇게 계획이 풀리지 않는 날이면 정말로 좌절감에 휩싸였습니다. 이 기간이 시험 준비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사실 두번째시험에서 여느 과목 하나라도 붙었을 거란 실낱같은 희망으로 기다리다가 전과목 낙방을 확인한 후 한참을 시험준비에 등을 돌려있었습니다. 작년의 그 힘든 시기를 생각하면 다시 그 똑같은 과정을 다시 반복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과년도 문제를 A4로 뽑아 틈날때마다 보고 그냥 논스케일로 문제를 보며 드로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쯤에 계획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심플하게 문제가 풀리는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작도에는 자신감이 올라있었기 때문에 계획을 탄탄히 하자가 목표였고 과년도와 시험전 마지막 학원 3주 모의고사 과정반이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험전 3주를 학원에서 시험보듯이 준비했기 때문에 정말로 시험당일날 긴장감보다는 그저 마지막 학원가는 날처럼 가장 차분하게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다른 합격자분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더 많은 도면을 그렸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운도 좋았지만, 매해 다양한 방법으로 건축사시험을 준비를 해왔고, 이번 해에는 시험이 두번이라는 생각에 올해안에는 꼭 합격하자라는 의지가 가장 컸기 때문에 한번에 전과목 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2년반의 노력이 한번에 결실을 맺을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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