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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보이는 수험번호, 옆 동료를 소환하다. 나 한번에 3과목 합격했어.
2019년 봄 내 꿈이 무엇인지 타인에게 물어 보다. 누군가 건축사가 아니냐고 한다. 그래 나도 건축사를 꿈 꾼 적이 있었지, 하지만 지금은 잊고 지내지 않았던가! 건축사예비시험도 마지막이라는데, 해보자. 2019년 봄 예비시험 원서접수와 동시에 시작된 나만의 건축사시험 도전기 퇴근 후 교재와 씨름하던 어느 날 예비시험에 합격 난 턱걸이를 좀 하는가 보다, 드디어 턱에 걸었다.
그리고 작년 6월 한솔아카데미 통신강좌를 신청했다. 한참 지난 교재를 받고 시험 때까지 간신히 동영상과 문제 따라 하기를 2과목 하고 3교시는 시험 전날 눈으로 정독,,,,,(한번에 가자. 아자!! 아자!! 전투력은 최고다.) 여기는 강원도 영월, 새벽 4시버스를 타고 서울로 선비들이 과거시험 보러 붓과 벼루를 챙기듯 바리바리 제도판과 도구를 괴나리봇짐에 들러 메고 가다, 어! 열심히 하면 가능할 것 같은데... 45점대 점수 (학원 개강하면 꼭 신청하자...아자!! 아자!! 아직 전투력은 살아 있다.)
2019년 겨울 드디어 일요A반 수업, 귀에 쏙쏙 들어온다, 난 그래도 통신강좌를 속성이라도 봤으니까 (자신감은 최고) 교수님들이 말씀하신다. 처음에는 다 잘하지 못하지만, 이 중에 몇 분은 합격할꺼라고. 설마 그게 내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양심은 있다!) 순탄하던 학원 출석은 2020년 1월말부터 고된 학원 출석으로 바뀌게 된다.
영월에서 출발하는 7시버스를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 학원 그리고 다시 24시에 영월 도착할 때까지 내 귀에는 늘 마스크가 걸쳐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17시간의 마스크는 내 귀에 물집을 만들었고 서서히 지치게 했으며, 혹시 나도 모르게 사무실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되어, 점심도 떡 조각을 입에 물고 마스크 속에서 오물거렸고 서울에서는 식당에 조차 들어가지 않았던 시간, 시험을 앞둔 어느 날 시험연기, 활시위가 풀리듯 내 결심도 풀려 버렸었고,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사무실 업무 스트레스와 아직은 잘 버틸 줄 알았던 나만 몰랐던 몸 상태는 심한 눈 떨림을 동반했으며, 다시 시작된 학원 강의에서도 지장을 주는 상태까지 발전했었다.
그러나 3주간의 특강은 나에게 피와 살이 되어 한 번에 전 과목 합격의 영광을 선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건축사 시험공부 1년, 어쩌다 간신히 턱걸이한 내가 시험이 어떻고 뭐가 어떻고 말씀 드릴 자격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내가 시험 공부한 방법은 이랬다고 말씀드리고자 한다. 하나 학원은 100% 출석 한다. 문제집과 교수님의 설명이 필요하다. 둘 건축사 시험은 그냥 시험이다. 작도도면으로 완벽한 책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 (문제 확인하고 내 도면에 빠짐없이 조건을 퍼즐 하듯 채우는 게 중요) 셋 나의 수준을 알고 발전시키자. 완벽한 완도가 목표지만 시험 때까지 정답과 비슷하게 찾아가며 수준을 높이자. (계획을 40% 정도에서 시작하여 95%정도 모범답안과 비슷하게 계획을 맞추자. 강의시간 완도는 많이 못했다) 넷 이건 진짜 나만의 생각으로 교수님들 생각과 다를 수 있다. 업무특성상 검토는 가능하지만 창작이 어려운 나는 1교시 2과제(대지분석,주차계획)와 3교시 2과제(구조계획)는 만점을 목표로 공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위 2과제는 시간이 적게 소요된다, 덜 힘들때 정답을 빨리 도출하고 시간을 절약해서 높은 점수 긴 시간이 소요되는 과제에 집중하여 완도만 한다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험에서 위 2과제는 거의 만점을 받고 점수 비중이 큰 과제에서 제출도면은 완도를 하고 필수 조건이 빠진 부분이 있어 점수는 낮았지만 진짜 간신히 합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섯 시험 자세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2019년 시험 때는 작도 중 틀린 것을 알면서도 시간이 없다고 수정하지 않고 완성해 제출했었지만, 이번에는 틀린 것을 알았을 때 과감하게 다 지우고 다시 작도했다. 물론 시간이 부족해서 마무리는 프리핸드로 작도하여 완도 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건축사 시험은 합격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나 또한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힘들 때 잠시 제도판에 내려와 팔 굽혀펴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운동을 조금씩 병행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1년 동안 뒤에서 집안일을 혼자 도맡아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아내 미선씨와 늦은 시간까지 같이 공부해준 아들 해원과 딸 해진, 서울 가서 점심을 챙겨 먹으라고 용돈을 주시던 아버지, 어머니, 묵묵히 믿고 응원 해 주신 장인, 장모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배움을 주시려 노력하시던 조영호, 오호영, 임덕종 교수님, 구조를 친근하게 만들어 주신 이춘호 교수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힘든 시간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시던 학원생 분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글에 축복을 담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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