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나지 않지만 합격 후 이제 몇 주가 지났으니 그동안 못한 방정리를 날 잡아서 했다. 학원에서 나눠준 문제들과 통신강의 자료들이 어마어마하다. 마치 버리면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차곡차곡 쌓아 놓은 것이 말이다. 시원하면서도 허전한건 왜일까?

2017년 3교시 합격 후,
2018년 1,2교시를 모두 불합격했다. 그 날 시험이 끝나 시험장을 나오면서 어렴풋이 떨어졌을 거란 느낌이 왔다. 시간이 부족해서 허둥댔고 2교시는 실을 하나 빼먹는 실수까지 했다.
시험장이었단 중학교 운동장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다 일어섰던 것 같다. 다시 1년을 공부해야 한다는 속상한 마음에..
2019년도 학원 전문반과 인강을 함께 수강했다. 다소 부담은 됐지만 학원에서 미처 묻지 못한 것들과 시간이 날 때마다 천천히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에 선택했다. 기출문제를 꼼꼼히 살펴보고 지문을 낸 의도가 무엇일까를 출제자 입장에서 해석해보려 했다. 어떤 때는 과하게 해석하는 바람에 엉뚱한 답이 나오기도 했지만..

드디어 2019년 나머지 두 과목이 합격됐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을 마무리 짓고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뿌듯했다.

1교시 분석조닝은 강의도중 임덕종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반쯤 자면서도 문제를 보면 손이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라는 말에 동감한다. 막힘이 없을 정도로 자신만의 순서를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도면을 그림과 동시에 답을 만들어내야 한다. 머뭇거리거나 실수를 하면 다음 배치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침착하게 자신만의 순서대로 답을 내야한다.

배치는 처음 시작하는 시작점을 잘 찾을 수 있으면 좋다. 그것이 입구쪽의 건물들이든 중간쯤의 시설물들간이든 처음 시작하는 시작점을 잘 찾는다면 그 다음부터는 배치가 쉬워진다.

2교시 평면은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도면을 완성하기 위한 트레싱지를 걸고도 계속 아닌 것 같아 내려서 고치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험이 가까워지면서는 무조건 1시간 40분쯤이면 트레싱지를 걸고 그리기 시작했다. 몇 가지 지문과 맞지 않는 것이 있어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작도를 시작해서 완도를 하려고 했다.

3교시는 시험장에서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이기도 하지만 시험장이 익숙한 듯 긴장이 풀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긴장의 끈을 높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면은 작도량이 많아 시간 배정이 중요하다. 구조는 학원강의에서 이해하기 힘든 점은 인강을 같이 들으면서 공부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험이기도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잡념을 덜어내고 그 시간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감이었던 것 같다.

문득문득 내 마음을 잡아 내리던 나이라는 걸림돌에도 항상 격려하고 지원해준 남편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나의 두 아들에게 감사하며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시고 또 질문에도 친절히 잘 답해주신 한솔선생님들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