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시작해서 드디어 5번째 시험을 치르고 끝매듭을 지었습니다. 2015년 통신강의를 선택하고, 제도판을 사고 책상을 세팅하고, 한해 두해 시험을 치며 오늘날의 합격까지 왔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5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다양한 일들이 있었으며, 온전히 공부에만 매진하기엔 힘든 상황들도 많았습니다. 이래서 어른들이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5년이라는 과정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되었고, 아이가 태어났으며, 그리고 가족의 아픔을 건축사 시험과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가슴 시리고 먹먹한 시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막상 이렇게 시험이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한 이상한 기분입니다. 저는 시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포기 하지 마십시오. 시험은 시험입니다. 더 중요한 것들이 지금 주변에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저의 소감이었고, 다음은 제가 시험을 합격하기에 도움이 되었던 몇가지 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모두에게 일관되게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참고해주십시오.
[시험당일] 1. 시험시간보다 일찍 가서 자리 점검을 하라. - 책상의자부터 책상의 덜컹거림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시험의 합격과 연결된다. 가벼운 명상도 하고 머릿속으로 시험을 어떤 식으로 치를 것인지 이미지 메이킹 시간을 가져라. 급하게 도착해서 호흡이 망가진 상태에서 치는 시험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다.
2. 간단한 간식을 먹어라. - 3시간의 시험을 3번이나 치러야 한다. 젊은 사람들도 힘들다. 이 또한 컨디션을 올리기 위한 방법이다. 나는 보통 소과제 하나를 마치면 초콜렛을 먹거나 카페인 음료를 마셔서 스스로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 30초 투자로 흥분되어 있는 스스로에게 충분히 여유를 줄 수있었다. 그리고 기지개를 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시험을 대해야 한다. 조급해하지마라.
3. 작도에 집착하지 마라. - 나의 답을 채점자에게 전달하는 시험이다. 그리고 100점짜리 정답에 매달리지 마라. 다소 부족하더라도 본인이 공부한 부분까지 상대방에게 충분히 전달하면 그뿐이다. 출제자가 낸 지문을 읽고 그들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해석해서 그리면 된다. 그것이 조금 엉성하거나 깔끔하지 않아도 된다. 1등이 될 필요는 없으니까.
[시험전 공부] 1. 절대 공부량을 정하라. - 보통 공부를 혼자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다가도 막상 시험이 다가오면 걱정이 앞선다. 1년에 시험이 한번 뿐인데다가 투자하는 시간과 돈도 만만치 않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정한 공부량을 표기하라. 1교시를 200시간으로 정했다면 하루에 몇시간씩 하고 있는지 했는지 등을 기록하라. 그것이 바 형태이는 숫자든 시간이 쌓여있음을 눈으로 보는 것은 본인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준다.
2. 함께 하라. -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맞추기 싫고, 나의 틀린 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싫다 하더라도 함께 하라. 공부를 하다보면 자기 자신의 스타일에 갇히고 틀린 답을 정답이라고 믿고 나쁜 습관이 자신을 좀 먹기도 한다. 가령 같은 지문을 계속 다르게 해석하고 계속해서 틀린 답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잡아주고 바로잡아줄 상대가 필요하다. 또한 의지가 약한 사람일수록 함께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3.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만들라. - 문제를 풀다보면 시간의 부족함을 자주 느끼게 된다. 지문을 반복해서 여러번 읽는 경우도 있고, 문제를 풀다가 다시 지문을 읽기도 하고, 쓸데없이 트레싱지에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수많은 방법들이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프로세스(습관)를 만들고 그것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 작도시간을 줄여라. - 공부를 시작한 초반일수록 작도를 자주 하라. 문제를 푸는 요령이나 방식, 지문해석 요령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립이 되고, 다른 이들의 조언으로도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작도는 몸으로 익히는 거라서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시험이 다가오고 문제풀이를 하다보면 심적으로 불안하여 간단히 스케치만 하고 작도를 패스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각 과목별로 이정도의 시간이면 작도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문제 풀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5. 풀었던 문제는 벽에 붙여두어라. - 오답노트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공부방 벽에 붙여두었다. 노트를 펼쳐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부하러 들어가서 훑어보고, 공부가 끝나고 붙이면서 또 훑어보는 방식이었다. 많이 붙이다보면 자주 틀리는 것을 또 틀리고 놓치는 부분들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가면 결국 도착합니다. 누군가는 빨리 가고 누군가는 돌아서 갑니다. 힘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합니다. 천천히 함께 오셔도 좋습니다. 그 무엇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건축사시험보다 더 가치 있는 것들이 여러분들의 삶 주변에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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