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통신강좌를 통해 시험준비를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간절함 없이 혼자 설렁설렁 하다 보니 (당연히) 낙방하였습니다. 당장 건축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십수년이 흘렀습니다.
인연에 없을 것 같던 건축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2017년, 예비시험부터 다시 준비하여 올해 최종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3과목 전부 욕심을 부리기엔 준비가 덜 되었다고 판단하고 1교시 대지계획에만 집중하였습니다. 다행히 1교시를 합격했습니다. 1교시는 오랜 연습이 필요한 작도능력보다 법규 등의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반복적으로 정리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대지계획시험에서 주차대수가 모자라 탈락을 예상했지만 다행히 합격한 후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섣부르게 판단하여 실망할 필요도 없다는 점도 느꼈죠.
2019년은 마지막 시험이라는 각오로 통신강좌 대신 처음으로 학원강좌를 등록했습니다. 처음 경험해 본 학원강의는 혼자 통신강좌를 통해 공부할 때보다 확실히 좋은 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다른 사람의 도면을 통해 나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통신강좌를 수강하면서 도면검토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던 나의 작도 수준을 알 수 있고 다른 도면을 참고하며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번째는 시험시간에 맞게 과제를 끝내는 연습이 잘 되는 점이었습니다. 혼자서도 가능은 하겠지만 아무래도 어느정도 통제되고 함께하는 환경에서 연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번째는 과제를 끝내고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제에 대한 내용을 잊기 전에 피드백을 받으니 지문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나 풀이과정, 작도하는 방법 등을 수정하고 발전시키는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학원강의 개근 외에 철저하게 지켰던 점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평면과 단면을 최소 1장 이상씩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도면을 그리는 시간이 짧아졌고 여름 무렵부터는 시간 내에 도면을 완성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자신 없었던 구조도 몇 번씩 반복하여 문제를 풀어보니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힘들었던 것은 평면을 풀어내는 프로세스를 습관화하고 지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시험일자 직전에 와서야 지문에 답이 있다는 강사님의 말씀이 완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연습을 할 때도 항상 시험이라는 상황을 가정하고 임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긴장으로 인해 손에 땀이 나서 샤프가 미끄러진다던지, 감독관에 따라 중간에 싸인을 하여 리듬이 깨진다던지, 심지어 올해의 경우 시험장의 책상이 흔들거리는 경우도 있는 등, 평소와는 다른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험장 환경을 상상하면서 준비해 나가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반드시 갖고 싶다는 절실함을 이기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리해보자면 꾸준한 작도연습, 지문을 잘 정리하고 파악하는 연습, 자신만의 문제풀이 과정 정립, 반복연습, 침착함 유지 정도가 나의 합격방법인 것 같습니다.
열강해주신 조영호 강사님, 오호영 강사님, 이춘호 강사님, 그리고 직접 강의를 듣지는 못했어도밴드와 한솔티비 등을 통해 마지막 정리에 많은 도움을 주신 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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