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산 한솔학원에서 시작해서, 그해와 2017년 전과목 낙방, 2018년 2,3교시 2019년 1교시 합격으로 최종합격하였습니다. 대부분 응시자분들이 건축사자격시험은 정답이 없는 시험이라서 더 난해한 시험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정답이 없는 시험이라서 부담이 작았던 것 같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처럼 정답이 있는 시험은 성적이 좋지 못했던 저였기에, 등수보다는 60점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부담이 없었습니다. 2016년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도 학원 모의고사 시험에서 2과목 합격이 되었었고, 본 시험 후 합격발표까지 ‘최소 2과목이상은 합격하겠지’ 자만하며, 첫해시험이니까 최소 1과목 이상만 붙으면 선방했다고 생각했지만, 전과목 낙방.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이 나왔는지 너무 부끄럽습니다.
2017년 통신강좌 등록 후 사정상 7월부터 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여 시간여유가 없어, 3교시만 죽어라 매달렸습니다. 간혹 지겨울 때는 2교시도 풀어가면서, ‘올해는 늦었으니 3교시만 붙고 내년에 두 과목 붙지 뭐’ 하면서 3교시 구조와 단면만 매달렸지만, 또 다시 전과목 불합격(3교시는 56점)
두 번이나 전과목 낙방했지만, ‘직장 다니면서 이정도 했으면 잘했지 뭐’ 라며 애써 스스로 위로하면서 낙방의 기억을 빨리 잊으려 애썼습니다.
2018년 3월부터 전과목 통신강좌를 수강하며, 올해는 삼세번이니까 기필코 한 과목 이상은 합격해야겠다고 겸손한 자세로 임했습니다. 가족들 보기에도 한과목도 합격 못하고 있던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7시30분, 저녁 먹고 바로 제도판에 앉으면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졸면서 계속하다보니 효율도 안 나고 해서, 저녁 먹고 공부하다 잠 오면 그냥 알람 맞춰놓고 3~40분은 잤습니다. 그러고 나면 정신이 맑아져서 새벽2시, 3시까지는 잠이 안 와서 공부하기 딱 좋았습니다. 또다시 3교시 위주로 해서, 전과목을 준비했습니다. 작도량이 많은 3교시를 먼저 합격하면 나머지 1,2교시는 한결 마음 편히 준비하려던 계산이었습니다. 월급쟁이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야근과 기타 일로 늦게 집에 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회사일로 늦게 마치게 되면, 그 뺏긴 공부시간이 아까워 더욱 열정적으로 문제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평균수면시간이 4~4시간 30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준비해서 시험을 쳤는데, 1교시는 –5레벨 IT센터, 창의제작소, 생산공장 주변 차로에서 30분 동안 헤매다가 포기, 2교시는 너무 어려웠고, 3교시는 구조문제에 듣도 보도 못한 전이보와 주차계획이 나와 많이 당황했지만, 절반만 맞추자는 생각에 본 건물을 배치하고 주차면을 그린 후, 단면 집중했습니다. 세 번의 시험 중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았습니다. 한과목이라도 안되면 정말 더 이상은 주변에도 부끄럽고, 저한테 실망과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더 이상은 힘이 빠져 못할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좌절을 느끼고 있을 때, 다행히 2,3교시 두과목 합격, 정말 예상치 않았던 두과목 합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종합격 때보다 처음 맛보는 합격이라는 것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2019년 1교시만 남아, 통신강좌 등록 후, 아직 5번의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느긋하게 2월부터 시동을 걸었습니다. 수험기간 내내 약간의 행복감이라는 것도 느껴봤습니다. 두 과목 합격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얼마나 큰 힘으로 작용했는지 모릅니다. 학원3사 과년도 1교시 동영상을 비교해 보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겼고 소과제는 확실한 점수를 받고 가야겠다는 생각과 감각유지를 위해 과년도와 학원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드디어 본 시험, 소과제 분석에 자신이 있었고, 작년문제와 성격이 비슷하여 완벽히 풀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용적율이 초과됐다고 알아차린 건 55분이 흘러간 즈음, 멘붕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순간 빠른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배점이 35점이니까, 배치에 집중하여 분석의 실수를 만회하자라는 생각으로 1시간10분까지 분석을 마무리하고 배치문제로 넘어갔는데, 순환도로라는 지문해석에 20분을 넘게 소모했던 것 같습니다. 지형에 순응하여, 산학연협력동과 웰컴센터를 제외하고 전부 남향으로 계획하고, 숙소동은 교량과 최대한 멀리 띄워, 3개의 숙소동을 따닥따닥 붙여버렸습니다. 지형조정과 강의동에서 야외실험장 조망고려 등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표현하고, 범례에 맞도록 보행로와 외부공간 해치, 레벨표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습니다. 순환도로는 생태마당만 섬처럼 놔두고 내부순환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어느 정도 제도에 손이 익었다고 생각했지만, 건물이 지형의 축을 따라 가다 보니,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 중 각도자를 쓰기에 제일 어려웠던 시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각도자를 대고 그리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고 당황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스케치하듯이 프리핸드로 윤곽을 잡고 그 위에 자를 대고 진하게 그렸습니다. 1교시만 보고 집에 왔지만, 예년처럼 3과목 다 보고 왔을 때 보다 더 허탈하고 우울했습니다. 발표당일도 새벽에 확인하면 기분이 나빠 잠도 안 올 것 같고 다음날 불합격의 기분으로 근무할 생각하니 더 우울해서 최대한 늦게 확인하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출근 전 휴대폰을 보다가, 카페채팅방에 합격하신 분들의 합격소식이 많이 올라와 있어, 무심결에 명단을 다운받고 확인한 결과, 3과목 합격자 명단에 있는 것을 보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기뻤습니다. 다들 그러셨겠지만, 수험표의 수험번호와 합격자 명단 수험번호를 몇 번이나 확인하였습니다. 합격의 기쁨도 있었지만, 그 보다 더 기뻤던 것은 이제 이 힘든 시험 준비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4년의 시험과정을 돌이켜봤을 때, 난이도가 높았거나, 새로운 유형이 나왔었을 때가 저에게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서두에도 말씀드린바와 같이, 등수보다는 60점만 넘기면 되는 시험이기 때문에, 문제풀이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시간상 포기하고 다음문제로 넘어가야 할 때는 미련 없이 넘어가야 하는데, 저에게는 포기가 필요한 시점에 포기할 수 있는 것 능력(?)이 있었습니다. 또, 어렵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