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설과에서 근무하던 나는 개인적인 사정에 의하여 10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늦은 나이였지만 미련이 남아있던 건축설계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캐드작업도 익숙하지 않았고 건축법도 다시 공부해야 했다. 그리고 건축사가 되겠다는 목표는 마음속에 항시 자리잡고 있었다. 사무실일이 다 그렇듯이 업무가 많아 지면서 건축사가 되는 나의모습은 멀어져만 갔다.

가까스로 2011년 건축예비시험에 합격하고 통신강좌로 건축사자격시험을 준비했다 믿어지지 않았지만 2012년 시험에서 운이 좋게도 2,3교시를 동시에 합격하였다.

하지만 나의 건축사자격시험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1교시를 너무도 쉽게 생각했던 것이다. 2013년 불합격(배치미완성), 2014년부터 1교시에 투상도가 출제되면서 분석조닝 미완성으로 불합격, 2015년 출제문제 오류로 보호수목 이동에 따른 불합격,(당시 시험감독관이 보호수목도 이동가능하다 칠판에 명기함) 3년연속 1교시 불합격(2교시는 합격)되어 건축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다행히 3진 아웃은 면했다.

코너에 몰린 나는 그제 서야 서울한솔건축학원 1교시 전문반에 등록하고 매주 토요일 지방에서 서울로 수업을 수강하였다.

그러나 2016년 1교시 지형조정 실패로 불합격, 2017년 배치 52.5점을 맞고도 분석조닝실수로 또 불합격하였다.(2,3교시는 동시합격, 전국모의고사2등) 이쯤 되니 1교시는 나와는 거리가 먼 시험으로 생각이 되었고 2018년 학원수강 되신 다시 통신강좌만 신청하고 최근 5년이내 과년도 문제만(평지형, 경사형) 집중해서 주변현황 및 건축의 기본조건을 충실히 지켜가면서 분석해 보았다.

역시 배치는 주변현황을 분석하는 시험이다. 거기에 답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부분 2018년 1교시 배치시험이 어려웠다 한다. 하지만 주변현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계획의 기본에 충실한 토지이용계획을 하니 의외로 쉽게 접근이 되었다.

답안작성용지에 답안을 그려 나가면서 머릿속으로 올해는 1교시가 마무리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합격자가 발표되는 날 마우스를 누르기가 너무 두려웠다. 시험 볼 때 내가 느꼈던 느낌으로 합격 했을 거라는 마음으로 클릭을 해보니 내 수험번호가 있었다.

또 불합격 했을까봐 안방에서 나와 보지도 못하는 와이프에게 내번호가 있다고 하자 급하게 뛰어나오는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이제 어느덧 사십대 후반이 되었다. 몇일이 지나고 생각에 잠겨본다.

건축사자격증은 가지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일을 직접 수주하고 또 그 일을 수행하여 계약기간 내에 납품하여야 한다는 중압감은 더한 것 같다.

잘될거야 라는 긍정의 힘을 믿어보자. 그동안 나 때문에 마음고생한 가족들에 고맙다라는 말을하고 쉽다. 또한 한솔관계자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