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규모 설계사무소에 다니면서 7년전부터 건축사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일이 많다는 핑계로, 가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핑계로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통신강좌를 들으며 공부했었는데, 아마도 저에게는 맞지않는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영상 강의를 듣고 도면작성도 병행해야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시험 전 일주일은 여름휴가를 써서 공부하느라 가족들의 눈치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마음에 부담감이 많아졌고, 올해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학원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시험 3개월 전에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었습니다. 이런 간절함이 통해서 인지 드디어 7년이라는 도전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시험을 치를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평정심을 유지하는가 인것 같습니다.
매년 시험장을 나오면서 느끼는 것은 그해의 시험이 제일 어려웠다라는 것입니다. 어느해는 지문이 너무 복잡했고, 어느해는 시험유형이 새로운 것이 나왔고, 어느해는 작도분량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시험에 응시한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누가 더 당황하지 않고 실수를 줄이면서 과제를 풀 수 있는가는 건축사시험의 가장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소에 과제를 풀어가는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하여(시간배분, 작도순서, 도면효과, 텍스트 등등)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덤덤하게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험에 준비했던 전략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매번 시험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시간부족이었습니다. 애매한 지문을 붙들고 시간을 낭비하거나, 점수에 크게 영향이 없는 부분에 힘을 쏟기도 했고, 완벽한 계획을 하려다 도면작도가 미흡할 때도 있었습니다.
학원 강사님들이 항상 강조하셨던 것은 어떻게든 도면을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계획이 부족하고, 일부 작도가 틀렸어도 전체적으로 도면을 마무리해야만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저는 지문을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표현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욕심을 버리고 전체적인 완성도에 초점을 맞춰서 작도한 것이 합격의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되어 홀가분하고 또 앞으로가 기대 됩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마음 고생한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합격의 기쁨을 누릴수 있도록 도와주신 강사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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