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운이 모여 합격한 것 같아 제가 감히 합격수기를 써도 되나 싶었지만, 준비를 하면서 지칠 때마다 합격 수기들을 읽으면서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나 용기내서 써봅니다.
제가 건축사자격시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고 ‘할 수 있다’ 는 긍정적인 생각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라이센스를 얻기 위해 제가 생각한 기준들에 대해 4가지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1. 꾸준함
앞자리에 앉았을 때의 집중력은 뒷자리에 앉았을 때 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앞자리에 앉기 위해서 일찍 학원에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요일 10시 수업의 앞자리를 앉기 위해서는 8시 30분에는 도착해야했고 회사 출근시간보다 더 빨리 움직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부지런히 학원에 빨리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하면서 복습하고 여유를 가졌던 시간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리 선생님들께 체크 받을 수도 있었고,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일찍 오신 분들에게 질문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연초의 다짐대로 출석률 100% 과제 제출 100%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일정이 생기면 요일을 바꾸거나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출석을 빠짐없이 했습니다. 오후 6시까지 학원 강의 듣고 출근해서 일을 마무리하기도 했고, 바빠서 야근을 하더라도 새벽까지 그날의 과제는 꼭 해냈습니다.
특히 문제풀이가 시작되는 여름부터는 엄청난 양의 과제가 힘들기도 하였지만, 그 문제들을 다 풀었기에 작도실력과 경험이 많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파트너
학원을 같이 다니는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고민스러운 부분이나 과제를 서로 체크해주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감시자이자 조력자,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단 한명이라도 좋고 그룹이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짝꿍을 만든다 생각하고 누구와 손잡고 옆자리에 앉으면 좋은 페이스러너가 될 것 입니다.
파트너가 없었더라면 수업이 지루하거나 힘들 때 도망도 많이 가고, 수업 중 그린 도면을 제출안하거나 꾀를 부렸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수업시간에 제출한 도면을 벽에 붙여놓고 비교하는 것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도 기존에 건축사에 합격하신 분, 혹은 같이 준비를 하고 있는 준비생과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아주 사소한 삼각자를 왜 왼쪽에 안두고 오른쪽에 두는지부터, 테이프를 어떻게 붙이는지 등에 관한 질문도 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훨씬 많은 조언과 팁을 주었습니다.
시험이 임박한 8월에는 퇴근하고 작업실에 모여 문제를 풀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접근방법이나 작도로 넘어가는 타이밍, 표현 디테일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도움을 많이 준 파트너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3. 여유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하는데 여유를 가진다는 건 상당히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자신감, 체력, 정신력 등이 중요한데 건축사자격시험에서의 여유는 작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작도를 확실하게 1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면 계획에서의 여유가 생겨 시간에 쫓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문제를 풀던 과제를 하던지 무조건 시간 안에 끝내는 연습을 했고 꼼꼼하게 계획과 작도의 시간을 체크했습니다.
초반(1-3월)에는 축선 몇 분, 기둥 몇 분, 건물외곽 몇 분, 실구획 및 문 몇 분, 해칭 몇 분 등등 항목을 나눠서 시간을 체크해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았습니다.
중반(4월-6월)에는 작도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기출을 포함해서 학원과제를 두 번 씩 그려보는 등 작도를 많이 연습했습니다.
마지막(7월-8월)에는 20분작도, 40분작도, 60분작도 등 시간대별로 연습했고 거기에 따라 어디까지 표현할 것인지 스스로 정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20-30분 안에 작도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기면 문제를 풀 때 많은 여유를 가지면서 풀 수 있었습니다.
4. 잔머리
일단 저는 90점 수준의 사람들과 경쟁할 수 없었습니다.
60점 턱걸이를 목표로, 합격의 문턱에서 경쟁해야 될 상대들보다 아주 조금만 더 어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답은 조금 방향이 틀렸더라도 정성과 고민이 많이 담긴 도면을 보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상세한 설명과 왜 이렇게 풀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변명(다이어그램) 등이 있으면 채점하시는 분이 조금 더 마음이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저는 작도하기 전에 다이어그램을 3개씩 그려넣었습니다. (1교시 배치, 2교시 평면)
또한 여러 가지 작도법(프리핸드)을 연습해보고 시간을 많이 끌고 효과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제외해나갔습니다. (2교시에서의 창문표현 등은 간략화 했습니다.)
그 외에는 상세한 설명과 도면다운 표현법(축선, 해칭, 가구 등등)을 최대한 빠뜨리지 않고 표현했습니다.
올 한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험 준비를 하고 결과를 받아보니, 저의 노력과 실력, 노하우로 합격이 결정되는 시험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시험에 응하시면 꼭 합격하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2018년 함께 열심히 노력하신 모든 선생님과 수험생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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