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여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건축사학원을 찾았습니다. 그때는 한국생활이 전체적으로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굉장히 후끈한 학원분위기에 압도되어서 며칠을 다니다가 수업참석은 포기하고 인터넷강의를 듣고 혼자서 6개월간 공부했었습니다. 외국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서 1교시가 면제라서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가지 주변 환경을 탓하며 시험과는 점차 멀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동기부여가 약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그 후 제 사무실을 조그맣게 시작하였고 국내실무가 여러모로 부족했던 상황에서 좌충우돌하며 프로젝트를 3년간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 건축사 자격증의 필요성을 절감하였고 2017년에 다시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오랜만에 접하는 수업이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고, 심지고 2교시 평면계획은 일종의 퍼즐풀이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미가 붙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사정의 지인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격려도 하며 어려운 시간들을 견디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2017년에 주로 공부해왔던 2교시 평면계획에 먼저 합격했고, 올해부터는 3교시에 집중하여 최종합격하였습니다.
제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각 과목별로 최대한 재미를 붙이려 노력했던 점들을 여기에 한번 공유해 보겠습니다.
1년에 한번,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지치지 않고 공부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내심을 가지고 고통을 참아 낸다는 생각보다는 시험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교시]
위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2교시를 퍼즐을 풀듯이 문제를 가능한 한 많이 풀면서 재미를 붙였습니다. 바쁠 때는 하루에 30분 정도만이라도 시간을 내어서 한 문제라도 풀었습니다. 이때는 문제지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면서 짬이 날 때마다 아무 메모지에나 축척이 없이 문제를 풀었고 모듈과 각 층 레이아웃에 대한 계획이 나오면 바로 답안지와 확인해서 학원에서 제공한 답안과 비교/분석을 해보았습니다. 문제풀이 과정을 나름대로 단축시키다 보니 장시간 작도할 때의 피로감이 덜하게 되어서 아주 많은 양의 문제들을 접하고 풀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축적될수록 자연스레 평면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게 되었고 어떠한 문제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교시]
꾸준한 작도연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단면계획은 전체도면의 질을 높이려는 과정을 통해서 재미를 붙여갔습니다. 샤프심의 두께를 여러 가지로 쓰면서 문제풀이 이상으로 아름다운 도면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그린 단면들은 항상 사무실 한 벽면에 모두 붙여서 항상 살펴보면서 개선할 부분들을 체크하며 다음 문제풀이에 반영하도록 노력했습니다. 당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상세도면에 보다 관심을 두어서 시험에 나왔던 상세도는 답안보다 더 좋은 마감재를 적용해 보면서 한번이라도 더 그려보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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