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018년 두 해에 걸쳐 준비했던 시험을 마치고 드디어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건축사 자격시험 준비를 시작한 것은 2015년 1월 2일이였습니다. 약 6개월여간 학원 수업을 한번도 빠짐없이 수강을 하며 성실히 준비했지만, 해외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2017년초까지 시험응시도 공부도 멈추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시험준비는 항상 마음의 짐이 되었고 2017년 여름, 멈추었던 공부를 한솔학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강사님들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전에 공부했던 것을 상기하며 열심히 준비하여 2과목 합격을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2018년 또 다시 찾아온 해외근무 때문에 절대적으로 연습량을 많이 필요로 하는 남은 3교시를 3개월이라는 시간 내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부담이 되었지만, 간절한 마음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운이 좋게도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건축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저의 학습은 어린 자녀 때문에 오로지 학원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평소에는 가정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 1회 학원에서 학습하는 시간을 더욱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응시는 단 2번뿐이지만 4년이라는 시간동안 건축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면서 생각했었던 다음의 세가지에 대하여 앞으로 건축사가 되실 여러 수험생 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목적을 분명히 하자.”

모두가 알고 계시겠지만, 건축사 자격시험이라는 것이 생각대로 결과가 잘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때때로 수험생에게 힘든 상황과 시간들이 찾아오게 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건축사 자격취득이라는 ‘목표’와, 학원을 통한 학습이라는 ‘방법’은 준비하는 기간동안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목표와 방법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목적’이 간혹 명확하지가 않아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태도와 의지를 흔들리게 하는 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걸릴지라도 매 순간 수험생 여러분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본 건축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명확하게 하여 가슴에 새기는 것을 가장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목적이 분명하고, 목표가 확실하면 나머지는 여러분들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본질을 잊지 말자.”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아직까지도 도면을 반드시 손으로 그려야 하는 것인가라는 불만부터 시작해서 음영을 넣어야 하는 것인지, 설명을 얼마나 자세히 적어야 하는 것인지 등 많은 의문점을 갖게 될 것입니다. 간혹 알려주시는 분들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조금씩 달라서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거의 모든 것들이 중요한 것들이지만, 각 요소 별로 어느 정도를 표현해야 하며, 각 요소별 중요한 순서에 대한 생각은 시험을 마치는 순간까지도 쉽게 정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도면’의 ‘본질’에 대하여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저희가 건축사 자격이라는 것을 검증받기 위하여 일정한 방법과 문제를 통하여 도면을 작성하지만, 최종 목표는 ‘설계 의뢰자의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고려하여 각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설계계획안을 설계의뢰자를 포함한 관계자 모두에게 오해없이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저는 마지막 시험을 응시하는 순간까지 다음의 생각을 가지고 기재된 설계정보에 대한 전달에 집중하였으며, 갖가지 추가 표현수단은 정보의 전달에 부족함이 없다면, 시험을 포함한 연습에서 개의치 않았습니다. 앞에서 말한 여러 추가 표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설계정보의 전달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합격이 가능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성실하게 자신의 방법을 찾자.” 

건축사 자격시험을 시작하게 되면 주변에서 그리고 학원에서 수없이 많은 비슷한 방법들을 듣고 배우게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Process가 중요하다.” 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학원교재에서 다이어그램으로 제시한 문제풀이 Process는 피상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여졌고, 문제에 따라 문제를 풀이하는 접근하는 방식이 수시로 바뀌기도 하고 여느 때는 그전에 제가 어떻게 풀어왔는지 정리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여러 문제를 많이 푸는 것에만 집중하여 한문제 한문제에 충분한 생각과 집중의 시간을 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시간동안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성실한 준비겠지만, 정작 중요한 자신의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시험에서 문제를 푸는데 확신을 갖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누군가 찾아놓은 방법을 눈으로 읽고 귀로 들어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한 문제에 보다 집중하고 시간을 할애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익히는 데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을 하면, 한시름 놓고 가족과 주변사람들과의 여유로운 생활만을 상상하며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합격을 하고 나니 이제 겨우 건축사로서 최소한의 자격을 검증 받은 것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선후배 건축사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건축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도움을 주신, 저희 가족들과 강사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뜻하는 바를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