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7년 전, 십수년 간 천직이라 생각하며 해 오던 건축에 대하여 끝도 없는 회의를 느끼고, 심사숙고 끝에 진로를 부동산으로 전향했었습니다. 그 후 2년 정도 도시를 마음껏 활개하며 그 전과는 다른 세상과 사람들을 접하고 왜 이제껏 그 좁은 세상에 나를 가두고 혹사를 시켰나 싶었죠.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를 통해 내 마음 한켠에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공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공백의 정체는 결국 건축에 대한 미련이었고, 내가 건축을 떠난 이유가 건축이 싫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싫어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순간,

“그럼 남 탓 말고 내가 직접 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저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도전]

 2014년, 비장한 각오로 낙향을 해서 대구 한솔아카데미 원장님을 대면하고 난 모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올해 1,2차 시험을 모두 패스할 수 있는 처방을 내 놓으라.. 무식하니 용감한 요구를 했었습니다. 원장님, 뿜으시더군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목표를 잡고 그것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 하라는 친절한 설득. 그럼에도 모든 일을 접고 도전을 시작하는 저에게 재수란 생각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현실은 현실이고 목표는 목표다.”

그 결심을 한 후 저는 하루 12시간을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결실]

 그해 한해 오로지 한 번에 끝장내자는 일념 하나로 밤낮으로 머릿속에 넣고 그렸습니다. 학원 수업 때는 어떻게든 강사분들을 내편으로 만들어야했고, 그분들의 지식과 경험과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죠. 무지의 수치스러움을 뒤로하고 수없이 묻고 따라하고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분석하고 수정하길 9개월.. 예비시험, 자격시험 1,2교시 합격이라는 조금은 아쉬운 쾌거가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나머지 한 과목... 이젠 못했던 일을 조금씩 하면서 틈틈이 공부하면 남겨진 과목도 다음해에 합격하고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불완전한 자신감은 자만으로 이어진다.”

 그 후 저는 3년이란 시간동안 남겨진 한 과목의 덫을 풀어내지 못하고 치욕과 고난 속에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성취]

 원대한 꿈을 안고 도전을 시작한지 4년이 지난 2017년, 진정 생각지도 못했던 장수생이라는 꼬리표를 기어이 떼어내고 이제야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재수 삼수를 하며 겪은 또 다른 인생 공부, 부족함을 채우고 완전한 면모를 갖추기 위한 절대의 시간... 어찌 보면 그 시계침은 제가 긴장을 늦추고 자만을 택했던 그 순간부터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개 숙인 벼가 되기 위해선 익을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야 비로소 대한민국의 건축사가 되기 위해 같은 길을 걸어오실 후배분들께 겸손한 마음으로 이정표를 꽂으며 저도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을 듯합니다.

1. 시작을 위한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세요...

공부하는 내내 의지와 희망의 근원이 됩니다.

2. 내가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세요...

건축사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건축분야 최고의 자격입니다.

3. 목표는 가능한 높게 잡으세요...

한 번에 합격한다는 목표와 실천만이 최종합격의 가장 빠른 길입니다.

4. 현실에 대한 자만과 안주는 절대로 안되요...

시간의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 자책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5. 가족들께 충분한 양해를 구하고 공부를 위해 자신을 확실히 분리시키세요...

가족들은 진심으로 이해해 주실 것이고 건축사가 되신 당신을 더 좋아하실 것입니다.

6. 지식습득을 위한 채널을 하나로 통일하고 믿고 따라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7.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행착오하세요...

자신에게 맞는 정보와 환경을 갖출 수 있다면 절반은 해결 된 것입니다.

8. 나만의 비수를 가지세요...

반드시 찾아 올 위기상황에 강력한 방패가 되어 줄 것입니다.

9. 어렵고 힘들수록 다시 절차를 밟아 돌아가세요...

쉽게 바로가려 하면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10. 포기하지 마세요...

포기란 불가능입니다.

 저에게 합격의 비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이렇게나마 각자가 스스로에게 맞는 비법을 만들 수 있도록 그 기준을 짚어드릴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그동안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아내와 공부기간 내내 의지와 희망이 되었던 저희 아이들, 끝으로 길고 험했던 여정의 등대가 되어 주신 한솔아카데미 강사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