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사생활에 전념하면서, 건축사 시험이라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으며 오직 일에만 몰두했었던 과거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항상, 실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연차가 올라갈수록 일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떨어질 무렵, 건축사시험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재정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건축설계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해왔지만,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중대형건축사사무소에 몸담으면서 얼마나 편중되게 건축설계를 하고 있었는지 제 한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 2012년 예비시험 합격통지를 받고 나서 건축사시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직장생활과 시험공부를 병행해야 하였기에, 1년에 한 과목씩, 그래서 3년 안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시험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과목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일 년에 한 과목씩만 응시하자며, 2013년 3교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첫 해에는 제도판과 삼각자도 몸에 익지 않아 작도조차 힘들었지만, 그래서 3교시 단면을 시작으로 작도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주말마다 학원은 빠지지 않았으나, 평일에 야근을 하다보면, 공부에 대한 시간은 사치가 되었고, 완도를 하기에는 항상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결국엔 내 몸이 익힐 수 있도록 공부를 위한 시간 투자가 최선이란 생각이 들어, 첫 해에 한 달간 무급휴가를 내고 시험공부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학원 자습실에 나와서 시간표를 정하고, 수업 시간 복습 및 과제풀기, 또 과년도 문제 풀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해 3교시를 통과하였습니다.
2. 다음 해인 2014년 시험에서는 이 전 해의 경험과 자신감만을 바탕으로 남은 두 과목에 모두 도전하였으나, 불합격되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공부를 하면서 시험문제가 요구하는 답안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기계적인 프로세스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1교시의 분석조닝 답안을 보며 투상도iso라는 처음 나오는 유형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문제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바를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이, 시간에 쫓기며 문제 풀기에 매달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한 미숙함들이 실패의 요인이었다고 자숙하게 되었습니다.
3. 그렇게 실패를 교훈삼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15년부터 전문반에 등록하여 1,2교시를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하였습니다. 2교시 수업이 끝나면, 항상 일대일로 개인 답안지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의견을 주셨던 김주석 선생님께 정말 많은 깨달음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많이 풀어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지문을 확실히 정독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던, 유흥상 선생님의 가르침도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항상 시험 보기 2주 전에는 휴가를 내며, 이번이 마지막이다는 각오로 학원 자습실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에 집중하였으며, 그렇게 하여, 2015년 2교시, 2016년 1교시 합격하여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겪었던 시험공부에서 대한 자세를 말씀드리면,
1. 공부를 위한 절대적인 시간 투자는 반드시 필요
2. 문제의 의도를 확실하게 깨우치고 있는지 점검
3. 시험합격까지의 시간에 대해 조바심 내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기
합격자분들의 합격자 수기를 보면서, 항상 말씀하시는 것들의 공통분모를 느꼈는데, 막상 제가 겪은 내용들을 적다보니, 역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은 절실하게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과 자신감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합격하신 분들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도전을 계획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끝으로 시험 준비하는 4년 동안 같은 건축인으로서 외조를 아끼지 않았던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손주 봐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던 시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