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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예비시험을 합격하고 나서, 일과 시험을 놓고 상사 눈치 보느라 몇 번을 맘고생하며 자격시험을 준비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포기하기도 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젠 때를 놓쳐버린 이유로 포기 했었던 자격시험.
2013년, 직장 동료의 권유로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건축설계 1과목을 합격하고 나서, 지금까지 건축으로 밥 빌어먹은 것이 아까워 동료와 같이 정규학원을 다닐까 하다가 혼자 주말마다 사무실에 나와 그 좋아하는 낚시도 못가고 통신강좌 밀린 것을 깨작거리며, 자괴감으로 마지못해 시간 때우고, 집에 오며 이 나이에 뭐하는 짓인가로 후회하던 그 지긋지긋한 시험...
올 해 시험보고 나니, 이제 서야 무엇을 틀렸고, 어떻게 하면 다음엔 되겠구나하고 촉이 꼽혀 내년을 기약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과년도 시험 위주로 공부했던 것은 하나도 안 나오는걸 보면, 역시 시험은 시험일 뿐. 그날 컨디션에 따라 완도만 하자고 마음 먹었건만 구조에서 완도도 못한 이번 시험.
배치계획은 학원답안하고 너무 다르고, 게다가 아이소 그리라는 분석에서는 기본으로 만족하고 일찌감치 포기 했는데, 다행히 배치계획에서 좋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다.
단면도는 늘 그 정도에 범위에서 출제되어 부담 없었지만 시간이 모자랐고, 구조 입면도는 뭘 그리라는 것인지 몰라(이 나이까지 계획만하고 있으니...) 빈칸으로...그럼에도 샌드위치판넬과 철골기둥접합부는 어느 정도 감으로도 그릴 수 있는 것이어서 생각지도 못한 높은 점수로 합격 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이제 두 번 다시 시험 볼 일 없어 좋다. 집사람도 새벽에 김밥 쌀 일 없으니 좋아한다. 이 맛에 산다. 나도 이제 건축사다. 내년부턴 또 뭐하나 해야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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